복지위 문턱 넘은 수술실 CCTV법…"저지할 것" vs "환영"

김지원 / 2021-08-23 17:19:16
수술실 내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표류 6년 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병원협회(병협) 등 의료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환자단체는 환영했다.

▲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민석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복지위는 23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자구심사를 거쳐 오는 25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개정안에서 가장 논쟁이 됐던 부분은 '수술실 내 CCTV 설치'다. 전신마취 등으로 환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수술을 하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수술실 내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게 주 내용이다. 대리수술이나 수술 과정에서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안에는 촬영은 환자 요청이 있을 때 녹음 없이 하고, 열람은 수사·재판 관련 공공기관 요청이나 환자와 의료인 쌍방 동의가 있을 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응급수술, 위험도 높은 수술을 하는 경우나 전공의 수련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의료진이 촬영을 거부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다만 법안 공포 후 시행까진 2년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해당 안에 대해 의료단체와 환자단체는 상반된 의견을 보여왔다. 의료단체는 환부노출 촬영이나 정보 보안사고로 인해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CCTV로 감시당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환자 생명이 경각에 달린 수술 위험을 의사 스스로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자단체는 대리수술·의료사고 은폐 등을 사전에 방지하고 환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의무화가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국민 건강과 안전, 환자 보호에 역행하며 의료계를 후퇴시키는 잘못된 법안"이라며 "본회의에서라도 복지위의 오판을 바로잡아 부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세계 의사회를 포함한 국제 의료사회도 이런 시도가 환자의 건강과 개인의 존엄을 훼손하는 방안임을 지적했다"며 "정부·여당은 우리 협회의 요구를 묵살하며 강제적인 통제 방안을 실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제도는 (의사가) 의료 환경에서 환자의 생사를 다투는 위태로운 상황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다 확산시킬 것이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안을 추진하는 주체들은 정보 유출로 인한 개인권 침해, 의료 노동자의 인권 침해, 환자-의사의 불신 조장 등 이 법안에 잠재한 위험을 은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잘못된 법안이 최종적으로 통과한다면 우리 협회는 현 법안의 위헌성을 분명히 밝히고 헌법소원을 포함해 법안 실행을 단호히 저지하기 위한 모든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병협도 "극소수 의료인의 일탈행위에 대한 다양한 제재방안이 있는데도 여러 가지 쟁점이 있는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을 처리한 데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며 "내부 설치에 대한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국회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는 "환영한다"는 뜻의 입장을 내고 "법사위와 본회의 통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환자단체는 개정안에 일부 보완이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촬영 영상의 열람이나 사본 발급이 허용되는 요건에 한국소비자원에서의 피해 구제 조정 절차 개시는 빠져있기 때문에 추가해야 한다"면서 "(예외사항 중) '위험도 높은 수술'은 자의적으로 확대할 우려가 있고 '전공의 수련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전공의 수련병원이 모두 제외될 수 있어 예외 요건에서 삭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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