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 취소'…국민의힘 내홍 일단락, 뇌관은 남아

조채원 / 2021-08-17 15:57:36
경준위 주최 18일 토론회, 25일 비전 발표회로 대체
선관위 26일 출범…쟁점인 선관위원장 인선은 미뤄
절반의 봉합…이준석은 체면 구겨 리더십 타격 분석
아사리판 회의…李 "정신차려", 배현진 "나도 경고"
국민의힘이 오는 18일과 25일로 예정했던 대선 예비후보 정책 토론회를 17일 취소했다. 대신 25일 비전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의 토론회 주최를 놓고 그간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대권주자, 지도부 등이 이견으로 갈등을 겪어왔다. 결국 정면충돌 위기의 벼랑 끝에서 서로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를 뇌관으로 남겼다는 점에서 '절반의 봉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회를 강행하려던 이 대표로선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많다. 리더십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발언을 권하자 김 최고위원이 고사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뉴시스]

임승호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최고위에서 18일과 25일 후보 토론회는 25일 비전 발표회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18일(비전발표회나 토론회)은 왜 무산됐나'라는 질문에 "당내에서 많은 중재안이 있고 많은 의견이 있다보니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이 가장 합리적 결정을 해준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이어 "당내 상황이 혼란스러운 측면이 있어 앞으로 모든 구성원이 개인적 의견을 최대한 자제하고 당의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자는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과 회의 참석자 모두가 이견 없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경준위 주최 토론회를 두고 반으로 쪼개진 듯한 혼란상을 보였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각각 "경준위 월권이다", "아니다"라며 팽팽히 대립했고 최고위원들과 경준위도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날 최고위의 결정으로 토론회 때문에 벌어진 내홍은 일시적으로 수습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준위에 힘을 실어 주던 이 대표 리더십은 상처를 입게 됐다.

이 대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국민의당과의 합당 협상도 결렬돼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개 최고위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생략했다.

내홍의 불씨는 남아 있다. 또 다른 쟁점인 선관위원장 인선에 대한 이견이 정리되지 않아서다. 이날 최고위에서 선관위 출범은 오는 23일에서 26일로 늦춰졌다. 그러나 선관위원장 인선은 결정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는 서병수 경선위원장을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해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 그러나 일부 최고위원과 윤 전 총장 측은 서 위원장이 이미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데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서범수 의원 친형이라는 점 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대변인은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관위원장 인선을 위해 조만간 최고위 등에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최고위에서는 그간 경준위원장과 최고위원들 사이 소통 부족으로 생긴 듯한 오해를 해소하는 분위기였다"며 "선관위원장 인선 논의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갈등 재점화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때 분위기가 험악했던 것으로 알려져 내홍 상황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충돌했다는 전언이다. "봉숭아 학당", "콩가루 집안", "아사리판"이라는 조롱이 나온다.

이례적으로 공개 발언을 건너 뛴 이 대표 면전에 배현진 최고위원은 "절차적 민주성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참석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과 당직자를 겨냥해 말조심하라며 "정신차려야 한다. 경고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최근 경준위 '월권 논란'을 고리로 자신의 당무 운영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작심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도 즉시 "나도 최고위원으로서 경고한다"고 맞섰다. 그는 "지금 당이 시끄러운 것은 이 대표 잘못도 있는데 경고라니"라며 "그러면 나도 똑같이 잘하라고 경고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준위원장 자격으로 최고위에 배석한 서병수 의원도 언쟁에 가세했다. 서 의원은 이 대표에게 "SNS와 인터뷰를 줄이고 그 힘을 아껴서 대여 투쟁에 나서달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가장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김 정책위의장은 일부 최고위원들을 향해 "도대체 최고위가 이게 뭔가"라며 "최고위원 당신들이 캠프 대변인들이냐"고 반문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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