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구르 자치구 안정 위해 지원할 듯
이슬람 근본주의로 회귀할 가능성 높아 미군 철수 3개월 만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사실상 붕괴시켰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이 점령되자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해외로 탈출했고 미국 등 해외 국가들은 대사관을 폐쇄하고 자국민을 철수 시키고 있는 중이다.
탈레반이 빠른 속도로 아프간을 점령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정부의 부정부패가 크게 작용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해외 도피 당시 차 4대에 현금, 금괴 등을 가득 실었음에도 모두 챙기지 못해 일부는 활주로에 버려두고 떠났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 부정부패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7월까지만 해도 서류상으로 아프간 정부군의 규모는 최소 30만 명으로 탈레반의 8만5000명을 능가했다. 하지만 실제 가용 가능한 병력은 5만~9만 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지역 사령관들의 허위 보고를 통해 만들어진 유령 병사였다. 유령 병사들에게 지급된 봉급은 사령관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
부족한 병력은 전투 패배로 직결됐다. 한 도시에 정부군 5000명이 주둔 중이라는 정보를 접하고 비등한 숫자를 보낸 탈레반은 실제로는 그보다 현저히 적은 정부군을 손쉽게 제압하는 식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세력을 넓혀나갔다.
탈레반이 이끄는 아프간은 어디로 갈까. 친미정부를 몰아내고 집권한 아프간 신정부는 반미 태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고 상황에 따라 서방국가들과 단교하는 극단적 선택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러시아와 중국은 카불에 있는 대사관 철수는 없을 것이라 밝혔다. 탈레반을 정부로 승인하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두 국가의 지지가 있다면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다.
지난달 9일, 탈레반 대표단은 모스크바에서 "우리가 아프간 영토 밖의 러시아나 이웃국가들을 위협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밝혔다. 러시아의 최대 관심사는 아프간이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구소련권 국가들에 위협을 가하지 않는 것인데 탈레반은 이미 러시아가 원하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이다.
중국은 탈레반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ETIM)의 중국 내 테러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탈레반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아프간의 주권독립과 영토의 완전성을 존중하며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며 "탈레반이 모든 테러 단체와 선을 긋고 지역의 안전과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탈레반 신정부를 인정하면서도 중국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는 요구를 간접적으로 한 것이다.
급진 회교 세력인 탈레반 정부 치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인권은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성들 사이에서 부르카 구매가 급증했고 카불 시내 미용실이나 결혼식 광고 속 머리카락이 드러난 여성 사진들은 흰 페인트가 덧칠해졌다.
아프간 매체 톨로뉴스는 카불의 상점, 관공서 등이 문을 닫았고 남녀 행인들로 북적였던 거리에 여성들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TV에서 방영하던 외국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은 종교 프로로 대체됐다. 뉴욕타임스는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통치할지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5일 탈레반은 "히잡을 쓰는 여성의 학업과 일자리 접근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6일 클라리사 워드 CNN 아프가니스탄 특파원은 카불 대통령궁 주변을 경호하던 탈레반 전사로부터 "당신은 여자니까 옆으로 물러나 있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가 이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은 금전적 지원을 차단하는 것이 유일하지만 이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 국가들은 탈레반을 비판하며 향후 공적개발원조(ODA) 등의 지원금을 삭감할 수 있다 말했지만 중국 측에서 전후복구에 필요한 자금을 탈레반이 ETIM에 지원하지 않는 대가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통한 금전적 지원 가능성이 높아 서방의 제재는 탈레반 정권의 통치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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