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대권 도전 선언...넘어야 할 과제는

장은현 / 2021-08-04 17:17:23
'갈등 극복' 키워드 출사표로 윤석열과 차별화 시도
지지율 상승 위해 인지도·정책 이해도를 높여야
전문가 "기초학력 부족…국민은 '실력 평가할 것"
국민의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갈등 극복'과 '미래'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경쟁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6월 '정권교체'를 앞세워 출마 선언을 한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과 출마 명분이 겹치는 점 등을 고려해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최재형 캠프 제공]

최 전 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10%선에 진입해 유력 주자로 부상하는 듯했으나, 윤 전 총장 입당으로 타격을 받았다.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이 이날 공개한 국민의힘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뉴데일리·시사경남 의뢰, 지난 3일 전국 유권자 1003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최 전 원장은 6.6%를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윤 전 총장이 34.9%로 독주체제를 유지했다. 홍준표 의원은 15.2%, 유승민 전 의원은 9.5%를 얻었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기대해보더라도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 앞서 화상을 통해 전국 각지에 있는 지지자와 만났다.

그중 한 지지자는 "솔직히 말해 최 후보를 아직 잘 모른다"며 "이런저런 미담을 듣고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이 생겼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최 전 원장의 현실이다.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업고 등교했다는 일화 등은 최 전 원장 성품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윤 전 총장은 검찰개혁 논란 당시 정부의 탄압에 맞선 인물로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나머지 경쟁자들은 정치 경험이 많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최 전 원장도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오는 5일부터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J형 민생투어'에 나설 계획이다. 전국 각지를 돌며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J형 민생투어'는 △부산·경남 △대구·경북 △호남권 △충청권 △수도권 △강원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 일정을 통해 더 많은 국민에게 최 전 원장을 알리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급격한 반등은 아닐지라도 서서히 지지율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경제·산업·복지 등 국정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정책적 이해도 제고도 최 전 원장이 넘어야 할 산 중 하나로 꼽힌다. 최 전 원장은 출마 선언에서 몇몇 분야에 대해 "그 부분은 공부가 아직 덜 돼 있다"라고 했다. 준비가 덜 된 점을 자인한 것이다. 

취재진이 "국정 운영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닌가"라고 묻자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직 사퇴 때까지만 해도 정치할 생각이 확실히 있었던 건 아니다"라며 합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철폐해야 하는 규제', '산업구조의 재편 방향' 등과 관련한 질문에 재차 "준비된 답변이 없어 이 자리에서 정확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며 여러 번 미숙함을 노출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최 전 원장과 윤 전 총장은 당내 다른 후보와 비교했을 때 기초학력 차이가 너무 크다"고 우려했다. 이 평론가는 "각 분야의 참모진이 정책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최 전 원장이 기본적인 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최 전 원장이 "일자리 뺏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 지역별 차등 적용" 등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일을 지적한 것이다.

이 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컷오프를 위해 토론 등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들어가면 대선 판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말할 것도 없이 정치 경험이 많고, 원희룡 제주지사는 행정력까지 겸비한 인물"이라며 "이들의 공세를 막을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아무리 인지도가 높아도, 박근혜·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국민들이 지도자의 실력에 관해 느낀 것이 많기 때문에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 능력을 보고 평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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