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철학' 강조 김동연 "조만간 출마 입장 밝힐 것"

장은현 / 2021-08-04 08:29:24
"국가 위해 일하려 마음 먹었다…구체적 얘기할 것"
이재명·윤석열·최재형에 "경제 철학과 내공 있나?"
"충청 대망론, 화합·통합 정신…지역주의 이용 안돼"
"젠더이슈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 옳지 않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내년 대선과 관련해 "조만간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야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강한 견제구를 던졌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3일 충남 논산 김홍신문학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연 캠프 제공]

김 전 부총리는 지난 3일 충남 논산 돈암서원과 김홍신문학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정치적 견해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먼저 충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대화의 문을 열었다. 그는 "제 고향이 충북이고 배우자는 논산에서 태어났다"며 "충청은 제 뿌리이기 때문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본격적인 (정치) 행보는 충청에서 시작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충청 대망론'도 언급했다. 그는 "진정한 '충청 대망론'은 지역주의를 뛰어넘는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선거철만 되면 지역에서 태어나거나 살지도 않은 정치인들이 지역주의를 선거에 이용하는 건 그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충청 주자임을 부각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6일 첫 민심 행보 일정으로 충청을 방문해 "저희 집안이 논산 노성면에 집성촌을 이뤄 500년을 살아왔다"며 연고를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부총리는 "지역을 내세워 기득권을 유지하고 확장하려는 시도에 대해 정말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입당 여부 대해선 여전히 즉답을 피했다. "한국 사회의 여러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정치판과 구도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출마 선언' 계획에 대한 답변은 비교적 명확했다. 한 간담회 참석자가 "부총리님이 저서에서 한국 사회의 여러 금기를 깨야 한다고 말했는데, 그러기 위해 더 큰 그림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김 전 부총리는 "질문에 담겨 있는 의미와 비슷하게 조만간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는 "오늘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여러분을 뵙는 것은 아니지만, 약 34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국가로부터 받은 은덕을 갚기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해볼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오른쪽)가 지난 3일 충남 논산 김홍신문학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 사인회를 가진 후 참가자와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장은현 기자]

김 전 부총리는 대선 주자들의 경제관에 대해서도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일자리를 뺏는 최저임금 인상은 범죄"라고 한 최 전 원장 발언에 대해 "경제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어떤 철학을 가지고 한 발언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방향은 맞다"며 "다만 그 속도나 시장의 수용도를 고려한 보완 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범죄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직격했다. 정책에 대한 이견이 있으면 건전한 토론을 해야지 무작정 비난하고 나서는 건 정치 지도자로서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윤 전 총장을 향해 "다른 분은 '주 120시간 노동' 등을 말하기도 하던데, 경제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한 듯 하다"며 "자극적인 발언으로 편 가르기 하려는 건 한 나라의 리더로서 옳지 못하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 지사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재난지원금을 모두에게 주자는 것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철학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보편적 복지는 획일이 아닌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은 코로나19로 피해 본 사람들에게 피해 정도에 따라 두텁고 촘촘하게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기본소득도 노동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쪽으로 논의돼야 하는데 포퓰리즘이나 정치적 슬로건으로 변질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금은 나라의 재정을 풀 때"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도 OECD 국가 중 가장 건전한 건 맞지만 이는 국민의 희생과 고통의 결과"라며 "그동안 사회 복지와 교육에 미진했기 때문에 이 틀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경제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그는 최근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와 관련한 페미니즘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성별 문제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미니즘 논란의 책임을 안 선수에게 전가하는 듯한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 발언에 대해 취재진이 입장을 묻자 김 전 부총리는 "그분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정치권에서 젠더 이슈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성차별 문제도 한국 사회의 금기 중 하나라며 "어떠한 형태든 차별과 혐오는 용납할 수 없고 젠더 이슈의 정쟁화는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이용하고 있는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김 전 부총리는 4일 충남 공주를 방문해 사회단체협의회와 간담회, 마곡사 원경 스님과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KPI뉴스 / 논산=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은현

장은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