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면 책임질래?" 도쿄 무더위로 테니스 경기시간 3시로 옮겨

김해욱 / 2021-07-29 12:58:01
더위로 탈진해 기권하는 선수도 도쿄 폭염으로 올림픽 테니스 경기시간을 29일부터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옮긴다.

지난 28일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경기에 출전한 세계 랭킹 2위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다닐 메드베데프(25)는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그니니(34)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라갔다.

BBC에 따르면 이날 메드베데프는 엄청난 폭염 때문에 경기 내내 힘들어했고 메디컬 타임아웃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경기를 지속할 수 있겠냐는 주심의 질문에 "경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며 "만약 내가 쓰러져 죽으면 당신이 책임 질 것인가?"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눈앞이 깜깜해졌고 코트에 쓰러지기 직전이었다"라고 말했다.

같은날 열린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2)와 스페인 파울라 바도사(23)의 여자 단식 8강전 경기는 기권승으로 끝났다. 바도사 선수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2세트 시작 전 기권을 선언한 것이다. 탈진한 그는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나갔다. 이날 체감온도는 35~37도 사이를 오갔다.

결국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올림픽에 출전 중인 선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수보호를 위해 29일부터는 오후 3시에 경기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28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테니스센터 코트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34위·스페인)와 경기하고 있다. 조코비치는 포키나를 세트 스코어 2-0(6-2 6-1)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AP 뉴시스]

지난 24일에도 세계랭킹 1위인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34)가 경기 종료 후 폭염을 이유로 경기 시간 변경을 요청했었다. 그는 "오후 3시에 시작하더라도 조명이 있어 7시간 동안 경기 진행이 가능하다"며 "왜 오전 11시에 경기를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국제테니스연맹은 코트 체인지와 세트 사이 휴식시간을 규정보다 30초 늘린 90초로 임시 변경했었다. 또한 기온·일사량·습도 등으로 산출하는 더위지수(WBGT)가 30.1도를 넘을 경우 2·3세트 사이 10분의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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