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도쿄 아리아케 테니스 파크에서 열린 테니스 남자 단식 경기에 출전한 세계 랭킹 2위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다닐 메드베데프(25)는 이탈리아의 파비오 포그니니(34)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올라갔다.
BBC에 따르면 이날 메드베데프는 엄청난 폭염 때문에 경기 내내 힘들어했고 메디컬 타임아웃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경기를 지속할 수 있겠냐는 주심의 질문에 "경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죽을 수도 있다"며 "만약 내가 쓰러져 죽으면 당신이 책임 질 것인가?"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는 "눈앞이 깜깜해졌고 코트에 쓰러지기 직전이었다"라고 말했다.
같은날 열린 체코의 마르케타 본드로우쇼바(22)와 스페인 파울라 바도사(23)의 여자 단식 8강전 경기는 기권승으로 끝났다. 바도사 선수가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2세트 시작 전 기권을 선언한 것이다. 탈진한 그는 휠체어를 타고 경기장을 나갔다. 이날 체감온도는 35~37도 사이를 오갔다.
결국 국제테니스연맹(ITF)은 올림픽에 출전 중인 선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선수보호를 위해 29일부터는 오후 3시에 경기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4일에도 세계랭킹 1위인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34)가 경기 종료 후 폭염을 이유로 경기 시간 변경을 요청했었다. 그는 "오후 3시에 시작하더라도 조명이 있어 7시간 동안 경기 진행이 가능하다"며 "왜 오전 11시에 경기를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불만이 커지자 국제테니스연맹은 코트 체인지와 세트 사이 휴식시간을 규정보다 30초 늘린 90초로 임시 변경했었다. 또한 기온·일사량·습도 등으로 산출하는 더위지수(WBGT)가 30.1도를 넘을 경우 2·3세트 사이 10분의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규정도 만들었다.
KPI뉴스 / 김해욱 기자 hwk1990@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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