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반윤 양분 조짐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속도를 내는 흐름이다. 계파 논란의 시작은 현역 당협위원장 4명의 윤 전 총장 대선캠프(국민캠프) 합류였다. 현역 당협위원장이 당 바깥 주자인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에 합류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비겁하다"고, 하태경 의원은 "스스로 사퇴해 결자해지하라"고 촉구했다. 지도부에선 당협위원장 징계를 언급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현역 의원 40명은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촉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하며 사실상 윤 전 총장 지지를 선언했다. 그간 공개 지지를 표명해 온 정진석, 권성동, 이양수, 유상범 의원 외 친윤 세력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현역 국회의원은 총 102명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과 당직을 맡고 있어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일부 의원을 제외하면 '친윤이 대세'인 흐름이다.
연판장을 주도한 권성동 의원은 계파 논란을 의식한 듯 "친윤석열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윤석열이라는 인물을 통해야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라고 믿기 때문에 지지하는 것이지 친분 관계 때문이 아니다"라는 얘기다.
권 의원은 "자꾸만 '친윤' 이런 식으로 계파 의식을 심어주려고 하는데,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결코 그런 계파를 만들거나 계파 의식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2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입당 시기에 대해 "아무리 늦어도 경선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는 입당을 해야 되지 않겠나 싶은데 그 이전에라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 주자' 최 전 감사원장 측은 원칙에 어긋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이 입당은 하지도 않은 채 당내 인사들의 도움을 받는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데다가 '줄 세우기'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전 원장 캠프의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캠프를 겨냥해 "욕심이 과한 것 같다"고 성토했다. 김 전 의원은 "입당을 먼저 하고 캠프 조직도에 이름이 올라가는게 순서"라며 "입당은 환영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최 전 원장 캠프에 20~30명 인사가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최 원장은 심할 정도로 원칙주의자로, 인사들의 이름 공개를 극구 반대한다"며 "사실 줄 세우는 것도 안되고 한분 한분이 독립된 헌법기관인데 말씀 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의 '줄세우기'를 에둘러 비판하면서 윤 전 총장의 세력 확대를 견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이 계파 논란을 경계하며, 계파는 없다고 말하지만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친윤 대 반윤 구도와 경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지금은 범야권이 당외 주자와 당내 주자 구도의 갈등이 부각되는 양상"이라며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2위 주자와 여권의 이재명 대 이낙연과 같은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평론가는 "소위 줄이란 대권을 쥘 가능성이 높은 쪽에 서는 것"이라며 "친윤과 반윤의 내홍은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해소될 것이라기보다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해 대권 주자로서 자리를 얼마나 단단히 굳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입당과 관련 윤 전 총장은 여전히 '밀당' 모드다. 27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북항 재개발 홍보관에서 입당 관련 질문에 "아직 국민의힘에 입당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어차피 선거는 8개월 이상 남아 있지 않냐. 긴 마라톤이니 이를 보는 국민이나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이 오래 기다리시지 않고 예측 가능성을 가지도록 결론을 내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캠프에 합류한 당협위원장 징계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당이라 그런 말이 나올 법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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