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주류 친문 의원, 대선 캠프 분포는…나머지 어디로

김광호 / 2021-07-22 10:16:24
친문, '세 결집' 집단행동·'세력 분화' 가능성 공존
일부 각 후보 캠프 합류…남은 세력 움직일 조짐
이낙연에 집결가능성 높아…이재명 유리 관측도
홍영표·김종민 친문 20여명, 이낙연 지지 준비설
더불어민주당 친문 세력이 본격적으로 '헤쳐 모여'할 조짐이다. 대선 최종 변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친문 적자' 김경수 경남지사는 낙마했다.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그간 대선 판을 관망하던 친문 그룹은 이제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 '집단 행동'이냐, '각자 도생'이냐.

엇갈린 전망이 공존한다. 위기감이 커진 친문이 세를 결집해 특정 후보를 밀 것이라는 관측이 한쪽에서 나온다. 다른 쪽에선 세력 분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본경선을 앞둔 여당 대선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이낙연 전 대표. [UPI뉴스 자료사진]

일부 친문 각 캠프 활동중…'박광온-이낙연' vs '이해찬-이재명' vs '강기정-정세균'

당장 친문계에선 이전 만큼 당심 주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주류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인 데다 당내 친문 파워는 줄고 있다. 지난 5·2 전당대회에서 친문 핵심 홍영표 의원이 비주류 송영길 대표에게 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친문들은 본경선에서 어느 후보를 밀지 아직 결정하기 못한 상태다.

친문은 권리당원과 대의원 구성에서 여전히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친문 의원·당원이 특정 후보로 결집하면서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만만치 않다. 경선후보가 친문 눈치를 보는 이유다.

본경선에 오른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후보(기호순) 중 자타 공인 '친문 후보'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두가 친문 표심을 얻느라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친문 의원 다수는 이미 이재명·이낙연·정세균 후보 캠프에 들어가 활동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의 주축 세력은 문재인 캠프 출신과 당대표 시절 꾸린 '친문 참모진'이다.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으로 호흡을 맞춘 박광온 의원(총괄본부장), 문재인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낸 홍익표 의원(정책본부장), 최인호 의원(상황본부장) 등이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정태호 의원(정책본부장)을 비롯해 김영배, 홍기원, 이장섭 의원 등 청와대 출신들이 분야별 정책을 다듬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에선 '친노·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전 대표가 일찌감치 돕고 있다. 이 전 대표 후원을 배경으로 청와대 출신 민형배 의원이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민 의원은 '친문'과 '친노'를 아우르는 인물이다. '친노·친문' 핵심 인사로 꼽히는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도 우군으로 알려졌다.

'이해찬계' 핵심으로 꼽히는 5선 조정식 의원은 이 후보 전국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백 전 비서관 측근인 문정복 의원도 민주평화광장에 참여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 측에도 일부 친문 세력이 합류해있다.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4.0'에 이름을 올렸던 서삼석·김병주 의원 등이다.

청와대 '정무수석 3인방(강기정·최재성·전병헌)'도 정 후보를 돕고 있다.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중립을 표방하나 물밑에서 정 후보와 소통하며 간접지원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경선후보가 당 대표 시절인 지난 2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문 대통령과 가깝고 지지율 상승세…홍영표·김종민 등 지지 움직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면서 친문 표심이 이낙연 후보 쪽으로 쏠릴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친문 내 '반이재명' 정서는 아직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후보는 2017년 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거세게 공격해 친문 지지층과 척을 진 바 있다.

좌고우면하던 친문 핵심 세력이 이재명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문 대통령과 가깝고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낙연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점도 이낙연 후보에게 친문이 집결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 바람이 가라앉으면서 안정·신뢰감에서 우위를 보이는 이낙연 후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특정 캠프에 몸담지 않고 거리를 뒀던 홍영표·김종민·신동근 등 친문 의원 20여 명은 이낙연 후보 지지 표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홍 의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이낙연 후보의 신복지인천포럼 발족식에 깜짝 방문하며 힘을 실은 바 있다.

이낙연 후보 측은 친문 세력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작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이야말로 '문 대통령을 지킬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친문 세력, 지지층을 온전히 흡수하겠다는 것이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4·7 재보선 후 측근들을 모아놓고 "대통령을 안하면 안했지 문 대통령 배신은 못한다"고 할 만큼 '친문 정체성'을 부각해왔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2일 UPI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경수란 구심점을 잃은 친문세력들이 각자도생에 나설 가능성이 큰데 가장 유력한 주자는 이낙연 후보"라고 말했다. "과거 친문과 껄끄러운 사이였던 이재명 후보보다는 호남의 적자임을 내세우는 이낙연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친문세력이 후보별로 분화하겠지만 대다수는 이낙연 후보에게 갈 것으로 보인다"며 "친문세력의 합류는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왼쪽)가 지난달 17일 경남도청 집무실에서 공동협력을 위한 정책협약 체결을 위해 방문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친문계' 재집권 위해 본선 경쟁력 높은 이재명 택할 거란 관측도

반론도 만만치 않다. 친문계가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이재명 후보를 밀 것이라는 관측도 적잖다. 문 대통령과 친문계 입장에선 정권 교체를 막는게 급선무인 만큼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일부 친문계가 이낙연 후보 쪽으로 합류하더라도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친문계가 퇴임 후 문 대통령의 안위를 지키려면 무엇보다 재집권에 성공해야 한다"며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이 지사 쪽으로 표가 모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최근 친문 중진인 우원식 의원도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고 친문 의원들 중 개혁적 성향을 띈 의원들도 이재명 후보와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는 이낙연, 정세균 캠프로 합류하겠지만 대규모로 집결해 갈 것 같지는 않아 이재명 후보의 선두체제를 위협할 만한 수준은 못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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