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대권주자 탐구] ⑥ '이장' 출신 김두관, 대권 재도전 성공할까

장은현 / 2021-07-22 09:54:51
'지역주의 타파'…"권한 나누는 대통령 될 것"
대선캠프는 '좋은사람 캠프'…전문성·실무 중심
與 유일한 PK 주자…대중적 인지도는 한계로
대표공약 '자치분권'은 양날의 검…미래 비전은?
더불어민주당의 제20대 대통령 후보를 뽑는 본경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주자 6명은 오는 10월10일까지 13주간 혈투를 벌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나머지 4명의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이라는 말처럼 80여일 간 누가 부상하고 추락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대권 6룡을 탐구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이재명·이낙연·추미애·정세균·박용진·김두관 후보 순으로 게재한다. 최근 지지율 흐름과 당내 관계자 평가 등을 종합한 것이다.
⑥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입지전적 스토리 지닌 독보적 지역·행정 전문가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선후보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이장에서 시작해 대선 후보까지…'풀뿌리' 정치인

김두관 후보는 색다른 정치 이력을 자랑한다. 첫 걸음이 '이장'이다. 대다수 정치인이 지닌 '엘리트' 색채도 옅다. 전문대를 거쳐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이번이 대권 도전 재수다.

"두 사람 중 두 사람 모두 모른다는 김두관"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한다.

1959년 경상남도 남해군 고현면 이어리가 고향이다. 경북전문대 행정과에 들어갔다 동아대 정치외교학과로 편입했다. 대학 시절 동생 김두수(현 시대정신연구소 대표)와 민주화 운동에 투신했다 옥고를 치렀다.

1988년 13대 총선 경남 남해·하동군 선거구에 민중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5%도 못 얻고 낙선했다. 2002년엔 민주당 간판을 달고 경남지사 선거에 나섰으나 또 미역국을 먹었다. 대신 보수 텃밭인 경남 지역에서 도전을 거듭해 '리틀 노무현'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역 언론인 '남해신문'을 창간, 운영하며 정치 기반을 넓히던 중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 무소속 출마해 남해군수로 당선됐다. 첫 승리였다. 당시 만 36세로 전국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이었다. 1998년 재선에도 성공했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 새천년민주당에 입당했다. 노무현 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6개월여 짧은 재임 기간 행정권한 30%를 자치단체에 이전하고 지방예산 편성지침 삭제를 추진했다.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도입하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다시 선출직 도전(경남지사·국회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는 낙선의 연속이었다. 2010년 3수 끝에 결실을 맛봤다. 5회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로 당선된 것이다.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거물급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지사 재임 2년 차에 돌연 사퇴하고 제18대 대선 당내 경선에 출마했다. 3위에 그쳐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2014년 국회의원 보선 출마로 재기를 꿈꿨다. 하지만 평소 활동하던 PK(부산·경남)가 아닌 경기 김포시로 지역구가 정해진 탓에 결국 낙선했다. 정치권에 컴백한 것은 20대 총선에서 당선되면서다.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선후보가 지난 7일 경기 파주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후보 '정책 언팩쇼'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문성'과 '실무중심'의 캠프 구성…수도권 '일극체제' 해체

대선 캠프명은 '좋은사람 캠프'다. 최근 서울 여의도 중앙보훈회관에 둥지를 튼 캠프는 '전문성'과 '실무중심'으로 운영된다.

총괄본부장을 맡은 신정훈 의원을 중심으로 분야별 정책에 따라 그룹을 구성했다. 중심은 김 후보가 대선 출마 선언에서 강조한 '수도권 일극체제 해체' 등 자치분권 분야다.

현재로선 굵은 뼈대만 완성한 상태다. 김 후보 캠프는 이제 막 구성과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책으로 승부 보겠다는 일념으로 조만간 '정책 시리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만큼 정책 발표 시리즈는 온택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캠프 운영도 영상 회의 등 다양한 온라인 소통 방식을 고민 중이다.

김 후보는 출마 선언 당시 "엘리트 중심의 독점적인 중앙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저 김두관은 모든 권한을 나누겠다. 선진국이 분권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분권이 잘 된 나라가 선진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5개의 초광역 지방정부와 제주 환경특별자치도, 강원 평화특별자치도로 전국을 5극 2특별도 체제로 개편하고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실현하겠다"며 "중앙과 지방이 권력을 공유하는 선진국형 연방제 지방분권이 필요하고 지방세의 과세권을 지방주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약속했다.

'풀뿌리 정치'를 해온 경험자로서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초반부터 자치분권, 엘리트 독점 척결 등을 내세웠다. 전문성을 앞세워 차별성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주의 타파는 '노무현 정치'의 지향점이다.

김 후보는 △1% 법안 국민투표제 △1가구 1주택 국가책임제 △국민기본자산제 △국민주치의제 △간병보험 확대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선후보(가운데)가 지난 19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당내 유일한 PK 대선주자·'리틀 노무현' 이미지는 강점…대중적 인지도는 한계


각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김 후보 지지율은 높지 않다. 1%대를 기록하거나 밑도는 현실이다. 그러나 단일화의 문은 일찌감치 닫았다. "단일화가 김두관 중심으로 가면 모를까, 끝까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본선에선 내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11년전에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53.5%로 경남지사에 당선됐고 지난해 총선땐 김해에서 수월하게 재선할 수 있었는데 낙동강 전선 양산에 가서도 성공했다"며 "불과 80일 전에 지역구를 김포에서 어려운 양산으로 옮겨 돌파해냈기 때문에 제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본경선 승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UPI뉴스는 김 후보의 본선 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 'SWOT' 분석을 실시했다. SWOT 분석은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과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살펴보는 분석기법이다.

최대 강점은 당내 대선 후보 중 유일한 PK(부산·울산·경남) 주자라는 것이다. 노무현·문재인 전·현 대통령 다음으로 'PK 대망론'을 이을 수 있는 유일한 적자인 셈이다. 당내 최대 지분을 차지한 친노·친문 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주자라는 점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고 있다는게 김 후보측 셈법이다.

김 후보는 지난 21일 '드루킹 댓글 조작' 관련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경남도청을 찾아 김경수 경남지사를 만났다. 징역 2년 확정판결이 나오자 "김경수 동지가 경남지사를 이어받아 훌륭히 소화했듯, 김경수의 빈자리, 저 김두관이 다시 이어받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와의 동지 의식을 강조해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지사의 지지율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9일 저서 '꽃길은 없었다' 출판기념회엔 노 전 대통령 누나 노영옥 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노 씨는 "김두관 의원과는 정치하기 전부터 인연이 있었다. 누구보다 우리 노 대통령과 닮은 분"이라며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최대 약점은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것이다. 김 후보는 "어르신들이야 (저를) 잘 알겠지만 2030에서는 인기가 낮다"고 평가했다.

약점 보완을 위해 '청년' 관련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 청년 정책 중 하나가 '국민기본자산제'로 청년들의 출발점을 공정하게 맞춰준다는 구상이다. 그는 출마 선언식에서 "2023년부터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20세가 되는 해 6000만 원 이상의 자산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은 후보나 유일한 70년대생인 박용진 후보의 영향으로 지지율 반등엔 한계가 있을 거란 분석도 적지 않다.

과거 경남지사를 중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 이력도 흠이다. 신뢰에 큰 금이 갔다. 

▲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경선후보(오른쪽)가 지난 21일 경남도청을 찾아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와 만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두관 의원 제공]

'지역' 중요성 강조는 양날의 검…'시대적 요구' 비전 함께 제시해야


차별화를 위해 '자치분권' 카드는 유리하다. 그러나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과거'에 고정된 모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균형발전은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이것만 강조하면 '미래'를 준비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경쟁력이 낮아 보일 수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23일 UPI뉴스와의 통화에서 "미래지향적인 국정 비전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평론가는 "김 후보가 남해군수에 당선됐을 때 최연소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때 당시 '젊은 정치인'이었던 것"이라며 "이 스토리를 내세워 '젊치인(젊은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고 나이는 조금 찼지만 여전히 생각은 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가 청년 정책을 더 강조하거나 부동산 등 국민적 관심사인 분야에 대한 비전을 보여준다면 지지율을 높이는 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쟁자들 간 '네거티브' 공방 격화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선두권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중심으로 '헐뜯기' 경쟁이 볼썽사납게 벌어지고 있다. 국민적 피로도가 쌓이면 다른 후보로 표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앞서 민주당의 한 당원이 당내 경선 후보 가운데 김두관·이낙연·정세균·박용진 후보가 서 있는 사진과 함께 '정책은 경쟁해도 안보는 하나, 더불어민주당 군필원팀'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포스터를 올렸다. 여성인 추미애 후보를 제외한 5명의 남성 중 이재명 후보만 빠져 일각에선 이 후보가 미필인 점을 꼬집기 위해 해당 포스터가 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후보는 이 포스터를 페이스북에 올려 "차라리 미필이란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이 그림에서 저를 빼달라"며 "누구도 장애를 갖고 비하를 받아선 안 된다. 저는 이런 비열한 마타도어에 동참하기 싫다"고 밝혔다.

김 후보의 소신 있는 목소리에 이재명 후보는 댓글로 화답했다. '반 네거티브' 태도가 김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된 것이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그러나 사건 하나, 발언 하나에도 요동치는 게 대선판이다. 김 후보가 탄탄한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의 미래 비전을 제시한다면 유의미한 반전을 노려볼 수 있다. 

김두관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김두관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지를 호소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노무현 대통령도 우리가 지켜주겠다는 그 간절한 소망으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김두관을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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