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도 잇따라 촉구 결의안…1987년 이후 가능성 최고 지난 30여 년간 변죽만 울렸던 '경기도 분(分)도론'이 수도권 정가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분도론은 찬반론 속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이번 국회에서 관련 법률안이 발의되고, 지방의회 뿐 아니라 국회 차원의 추진단이 꾸려지고 있어 분도 논의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국회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국회내 '경기북도설치 국회추진단'이 지난 19일 출범했다. 국회추진단에는 모두 31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민철(더불어민주당)·김성원(국민의힘)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가운데 김진표·안민석·윤호중·정성호(이상 민주당)·심상정(정의당) 의원이 고문단으로 참여했다.
또 김경협·박광온·이원욱·이학영·김철민·김한정·박정·소병훈·송옥주·조응천·강득구·김승원·김용민·민병덕·양기대·오영환·윤영찬·이용우·임오경·최종윤·한준호·홍기원·홍정민(이상 민주당)·최춘식(국민의힘) 의원 등 경기 남·북부 의원 24명이 추진위원으로 합류했다.
이들은 추진단 발족과 함께 "경기북부지역은 지난 70년간 '안보'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이중·삼중의 규제와 많은 불이익과 불편을 겪어왔다"고 추진단 구성 이유를 밝혔다.
이어 "경기북부 인구는 400만 명에 육박해 충청남·북도를 합친 375만명, 전라남·북도를 합친 365만명보다 많고, 서울과 경기남부에 이어 전국 3위 규모에 해당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북부는 그동안 택지공급과 아파트 건설에만 치중하다 보니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태부족하고, 재정자립도가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아지면서 경기남부와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주민 불편도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소할 방안은 '경기북도 설치'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앞으로 경기북도 설치와 관련된 주민 의견을 듣고, 지자체·지방의원·시민단체 등과 서명운동도 전개할 예정이다.
앞서 추진단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민철·김성원 의원은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도 각각 대표 발의,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제도마련에 착수했다. 해당 법안은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입법 공청회까지 마친 상태다.
1987년 경기도 분도론이 제기된 이후 (가칭)'평화통일특별도' 설치 등의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으나 입법 공청회까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방의회 곳곳서 촉구 결의안 가결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움직임은 지방의회에서도 활발하다.
먼저 경기도의회에선 최경자(민주당) 의원이 지난 4월 열린 제348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북부 분도 추진 전담기구 설치'를 이재명 지사에게 공식 제안했다.
앞서 김원기(민주당) 의원은 '경기도 북부지역의 조속한 분도 시행 촉구 결의안'을 대표 발의, 지난해 10월 제34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양주시의회에서도 지난 13일 열린 제332회 임시회에서 '경기북도의 조속한 설치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의정부시의회는 지난해 9월 '경기북도 설치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경기북도 설치 관련 조례가 제정된 첫 사례다.
특히 내년 3월의 대선과 6월의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후보자들의 공약으로 제시돼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수도권 정가 안팎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국회-지방의회 한 뜻 가능성도 어느때보다 높아
분도는 정부입법과 의원입법으로 추진이 가능하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발의된 만큼, 정부입법 보단 의원입법에 한발 더 다가선 상태다.
의원입법 절차를 보면 1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관련 법률안을 발의하면 국회 행안위 및 법사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의결하게 된다. 본회의에서 가결되면 정부이송 및 법률공포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의회의 의견수렴을 거칠 수 있다. 지방지치법은 지자체를 나누거나 합칠 때는 법률로 정하나 해당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거나 주민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역시 분도에 적극적인 만큼, 의견수렴에 큰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북부지역의 조속한 분도 시행 촉구 결의안' 채택시에도 재석의원 99명 가운데 반대 없이 77명(81%)이 찬성하고 나머지 18명(19%)은 기권했다.
국회와 지방의회, 경기북부권 지자체 등 분도와 관련된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한마음으로 추진에 나선 데다 내년 선거와 맞물려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재명 지사도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도지사 후보로 나서면서 북도 분도를 공약으로 내세웠었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경기북부의 해결책은 북도 설치
분도 추진에는 경기북부의 상대적 낙후성을 해결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올해 기준 경기도의 재정자립도는 49.0%, 재정자주도는 49.7%다.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43.6%며 도단위 평균은 33.3%, 시단위는 27.8%, 군단위는 11.7%다.
재정자주도 전국 평균은 65.7%, 도단위는 43.3%, 시와 군단위는 각각 56.4%, 55.7%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의 일반회계 세입 중 자체수입 비중, 재정자주도는 지자체 세입에서 사용처를 자율적으로 정해 집행할 수 있는 재원의 비율을 말한다.
하지만 경기남부 21개와 북부 10개 지자체로 나누면 남부는 평균 재정자립도가 41.3%, 재정자주도는 59.3%인 반면 북부는 평균 28.2%, 57.7%다.
경기남부 지자체가 경기북부에 비해 재정자립도는 13.1%p, 재정자주도는 1.6%p 각각 높다.
세수 또한 지난해의 경우 남부는 9조5000억 원, 북부 2조7000억 원으로 77.6% 대 22.4% 비율이다. 반면, 세출은 남부 8조8000억 원(71.1%), 북부 3조5000억 원(28.9%)을 기록했다.
분도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 경기도의회 김원기 의원은 "그동안 경기북도 신설이 선거 단골 메뉴로 등장했지만 이제는 실현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며 "조만간 경기북도 설치와 관련한 토론회를 개최해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듣고, 북부도의원협의회 소속 의원들과 TF구성 등도 논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추진단과도 긴밀히 협의, 경기북도가 신설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