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기준 모호, 매년 대표이사가 처벌받을 수도"

김이현 / 2021-07-14 14:17:18
경총,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관련 산업계 긴급 대책회의
"책임자 의무범위 파악 어려워…연내 보완입법 추진해야"
경영계가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마련된 시행령 제정안에 기업의 건의사항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며 보완 입법을 촉구했다.

▲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 [UPI뉴스 자료사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4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관련 산업계 긴급 대책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조선, 자동차, 타이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건설, 철강, 석유화학, 정유 등 주요업종의 안전·보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 경제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쟁점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시행령 제정안이 마련됐다"며 "법률상 모호했던 경영책임자 의무가 시행령에서조차 매우 불명확해 어느 범위까지 의무를 이행해야 법 준수로 인정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보건 관리 체계에 규정된 '충실하게', '적정한 예산', '적정한 비용과 수행기간', '적정규모 배치', '충분한 상태' 등의 문구로는 경영책임자의 의무범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령 옥외작업 비중이 높은 조선·건설업종은 직업성 질병 목록에 규정된 열사병 환자 발생확률이 높고, 중증도(부상자와 같은 6개월 이상 치료) 기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수사 및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자동차·타이어업종의 경우 원청의 책임범위가 시행령에 마련되지 않아 사업장 내 모든 제3자의 종사자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반도체·디스플레이업종은 경영책임자가 관리해야 할 원료 및 제조물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지면서 재해 발생 시 법적용 대상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입법예고된 시행령 제정안으로는 내년 법 시행 시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업종별로 제기된 다양한 의견들을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중 충분히 수렴해 시행령을 합리적으로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인의 부주의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지 않도록 법률수정이 필요하며, 경영책임자 범위, 도급인의 책임범위 등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연내에 보완입법이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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