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기업 미래 달린 ESG' ⑦] 대한항공, ESG채권 발행으로 친환경 항공기 도입

김이현 / 2021-07-09 15:15:05
탄소배출 등 조직 구성…아시아나 인수 후 세계 10위권 도약
'장애인 고용 의무' 외면…"업종 특성상 한계 있지만 노력할 것"
대한항공은 ESG 채권을 발행해 친환경 항공기를 도입에 나선다. 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세계 10위권 항공사 도약을 목표로 환경 규제에 선제 대응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힘쓰는 등 ESG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 대한항공 보잉 787-9 기종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서 발표한 ESG 평가에서 통합 등급 A(사회 A+, 환경 A, 지배구조 B+)를 획득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으며,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ESG 채권 발생…친환경 항공기 도입에 활용

대한항공은 이달 700억 원, 1360억 원, 1440억 원 규모로 3개의 무보증사채(회사채)를 발행한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총 35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는 각각 1년 6개월, 2년, 3년이다. 당초 총 20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금액을 늘렸다. 앞서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진행한 수요 예측에서 약 5800억 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몰렸다.

대한항공이 발행할 ESG 채권은 녹색채권이다. ESG 채권은 크게 △녹색채권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으로 나뉜다. 이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차세대 친환경 항공기인 B787-9 또는 B787-10 모델 도입에 쓰일 예정이다. 해당 기종은 기체 절반 가량이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돼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연료효율이 약 20~25% 높다.

지난해 8월에는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기존 거버넌스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ESG를 총괄하도록 전담 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위원회는 기후변화 대응 현황 및 향후 과제, 지배구조 개선 이행 사항뿐 아니라 주주가치와 주주권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회사의 주요 경영사안을 검토한다.

환경규제 선제 대응…탄소배출 등 별도 관리

체계적인 연료관리를 통해 탄소 배출 저감에도 앞장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연료 사용량 및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별도의 연료관리조직을 운영한다. 2004년 신설된 사내 연료관리조직은 공항·운항·정비 및 비행계획 등 항공기 직접 운영에 관련된 분야별 연료 효율 향상 과제를 180개 이상 발굴했다.

탄소규제 이행도 면밀히 신경쓰고 있다. 항공업계에는 탄소상쇄제, 배출권 거래제, 탄소세와 같은 다양한 규제가 도입됐다. 끊임없이 탄소배출 저감 요구를 받고 있는 만큼 사내 국제항공 탄소 상쇄제 배출량 관리 시스템을 확립하는 등 책임을 늘리고 있다. 

▲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왼쪽)과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시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친환경 연료인 바이오항공유 활성화에 힘을 쏟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현대오일뱅크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곡물이나 식물, 해조류,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항공유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을 최대 80%까지 감축할 수 있다. '탈(脫)탄소'가 친환경뿐 아니라 미래 대응 전략이 된 셈이다.

기내 플라스틱 줄이기⋅나무심기 등 활동 

2019년부터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제공하던 플라스틱 빨대와 커피 스틱을 친환경 종이 제품으로 교체했고, 음료 서비스에 제공되던 플라스틱 컵도 종이컵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연간 645만개의 플라스틱 제품을 줄이고 있다.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소각하는 대신 선별과정을 거쳐 고형 연료로 사용하는 등 재활용하도록 노력한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구호물품을 수송하는 등 나눔활동도 하고 있다. 라오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 재난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했고, 코로나19 초기엔 중국 우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마스크 4만장을 지원했다. 2004년부터는 몽골 바가노르구 지역에 '대한항공 숲'을 조성해 매년 나무심기 활동을 펼쳤고, 현재 총 12만5000여 그루의 나무들이 자라는 대규모 숲이 됐다.

장애인 고용 의무는 외면…"업종 특성상 개선에 한계"

하지만 장애인 고용 의무는 외면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고용촉진법에 따라 장애인 고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기관의 명단을 해마다 공개한다. 대한항공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장애인 의무고용 불이행 명단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납부한 부담금만 189억4800만 원으로, 기업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의무고용률 미이행은 ESG 중 S(사회)부문 평가 시 반영된다. 대한항공이 발간한 '2020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채용, 배치 등 인사관리 전반에 있어 성별, 인종, 종교,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탄소배출, 채권발행 등 향후 방향성 전환이 부각되는 부문에는 신경쓰면서 정작 사내 고용 문화 개선에는 관심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지표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업종 특성상 현장 서비스직이 많기 때문에 개선에 한계가 있다"며 "비상 시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안전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대신 사무직 등 고용할 수 있는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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