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항마' 최재형도 등판…野 대권경쟁 요동

장은현 / 2021-07-07 16:32:20
崔 "국가 위해 '정치 참여' 결심…구체적 내용은 아직"
영남 출신 '미담제조기'…국민의힘 지지층 선호 인물
尹 위기 시 지지층 잠식 잠재력…尹 독주 견제 관심
"역전 가능성 있다" VS "당장은 큰 변화 없을 것"
야권의 대선 주자로 꼽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7일 정치 참여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9일 만이다.

▲ 최재형 전 감사원장(왼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UPI뉴스 자료사진]

최 전 원장은 이날 "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제가 어떤 방식으로든 기여할 것이 있는지를 고민했다"며 "그 결과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다만 대선 출마 선언 시기나 국민의힘 입당 여부 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결심하자마자 (대선 레이스에) 나가 무엇을 얘기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구체적 내용을 결정하거나 공식 일정을 잡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이번 주 중 만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아직 약속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임 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강원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건강 악화로 6일 서울 자택으로 돌아왔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이) 안 좋은 상태고 의사들이 '언제 어떻게 되실지 모르니 준비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 전 원장 절친인 강명훈 변호사는 7일 UPI뉴스와 통화에서 "(최 원장)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강 변호사는 "입당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 들은 것이 없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이 본격 등판하면 야권 대선경쟁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윤석열 대항마' 이미지가 강한 최 전 원장이 반사이익을 챙기며 보수 지지층을 잠식할 잠재력이 있다는 시각에서다.

윤 전 총장이 장모 구속 등 대형 악재에도 지지율 선두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대안 부재론' 덕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윤 전 총장에게 실망해 이탈한 지지표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 경쟁자들이 사실상 없는게 야권 실정이다.

그러나 최 전 원장이 링에 오르면 윤 전 총장의 난관을 기회삼아 지지율을 단시간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 진해 출신의 '미담 제조기'인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로 평가된다. '적폐 수사'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친이·친박계의 거부감도 없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날 UPI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한 의혹이 여전히 논란이 되는 상황이어서 보수 지지층도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며 "최 전 원장에게 관심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대 변수는 최 원장의 입당 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민심투어'를 하는 윤 전 총장보다 먼저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당심 선점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평론가의 설명이다.

한 야권 인사도 지지율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은 정치 참여 동기나 이미지가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지지율이 팽팽해지거나 오히려 최 전 원장이 앞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이력이 있고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의 '독주'가 계속되진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인사는 국민의힘 입당 여부와 지지율 변화는 무관하다고 봤다. "오히려 국민의힘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두 사람이 경쟁할 때 중도층을 끌 수 있다"며 "입당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반면 대선판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예상보다 단단히 형성됐다는 이유에서다.

장예찬 시사평론가는 "최 전 원장의 정치 참여 선언에 구체적인 메시지가 없기 때문에 당장은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평론가는 "다소 늦게 입장을 발표하더라도 정치 선언 참여와 함께 정권 교체에 대한 생각과 최 전 원장이 가진 비전을 함께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지지층의 '충성도'를 높게 평가했다. 장 평론가는 "아내 관련 의혹과 X파일 논란 이후에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더 올랐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각종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JTBC 의뢰로 3,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5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윤 전 총장은 33.9%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 지사(26.3%)를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밖에서 7.6% 포인트 앞섰다. 격차가 약 2주 전 조사(윤 32.0%, 이 29.3%) 때보다 더 벌어졌다.

장 평론가는 "현재의 지지율 추이를 고려했을 때 최 전 원장이 윤 전 총장을 넘어서려면, '플랜B'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은현

장은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