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압박 속 '호남지지율'에 달린 윤석열 입당

장은현 / 2021-07-05 14:15:27
이준석 "입당 늦추는 게 유의미한 전략인지 의문"
권영세 "한국은 프랑스와 달라… 제3지대는 없다"
尹측 호남 지지율 분석하며 입당 여부, 시기 고심
6일 국립대전현충원 방문 시작으로 국민과 대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일 야권 대선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만찬 회동에 이어 3일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났다.

야권 인사와의 연이은 만남으로 국민의힘 입당이 당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지만 윤 전 총장 측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준석 대표는 '버스 정시 출발론'을 재차 강조하며 입당을 촉구하고 나섰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5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밀고 당길 의사 없다"면서도 "입당을 서둘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권영세, 김재원 의원 등이 '버스출발' 시기를 9월 초, 10월 등으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8월 말이나 9월 초나 같은 개념이지만 계속 (날짜를) 뒤로 빼면 특정 주자의 편의를 봐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당내 주자, 당밖의 다른 훌륭한 분들에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질지 잘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들 눈에는 그저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부름을 받고 나온다'고 했던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대해 "국민이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말이 길어지게 되면 국민이 부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호해진다"고 말했다. 국민의 답답함이 더해지기 전에 입당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경선 시작 시점까지 합류하지 않으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4·7 재·보궐선거를 언급하며 "경선 개시 시점이 되면 국민 관심이 경선에 쏠리고, 그때까지 합류하지 못한 주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건지는 지난 서울시장 경선 때 이미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울시장 경선 때 그전까지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경선에 나가면 이기고 국민의힘 주자가 나가면 진다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당 주자들의 경쟁력이 재평가되고 관심을 받으면서 어느 시점에서는 당 밖 주자의 기세가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판단은 개인의 고독한 선택이어야 하지만 과연 그게(입당 시기 늦추는 게) 유의미한 전략인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3일 윤 전 총장과 만찬을 가진 권영세 의원은 '제3지대 불가론'을 주장했다. 권 의원은 "현재 우리의 정치 상황은 프랑스와 달리 제3지대는 없으며 윤 전 총장의 성공을 위해서도 입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도 지향적인 '라 레퓌블리크 앙 마르슈'(Republique en Marche, 전진하는 공화국)를 창당해 대선에서 이긴 사례가 한국 정치 상황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만찬 후 "입당 시점을 당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못 박았다. 지난달 대선 출마 선언일에 발표한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원희룡 제주지사와의 회동 당시에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에서 원 지사와 만나 정국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며 입당 관련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 이상록 대변인은 "이번에 연락을 텄으니 앞으로 두 분이 협력하는 자세로 갈 것"이라고 회동 내용을 짤막히 설명했다. 

국민의힘 측의 입당 권유 움직임이 빨라진 것은 윤 전 총장의 장모 최 모 씨가 구속되면서 야권 유력 대선주자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최 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면서 윤 전 총장의 대권가도에 만만찮은 장애물이 불거진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제3 지대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할 경우, 국민의힘 내부가 흩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가운데 윤 전 총장이 '호남 지지율' 추이를 분석하며 입당 여부와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지난달 초 국민의힘 권성동, 정진석 의원과 만난 사실이 알려질 당시 호남 지지율이 13.4%(6월 11~12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로 떨어졌다"며 "그다음 주 '입당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긋자 호남 지지율이 27.6%(6월 18~19일 같은 기관 조사)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러한 분석에 따라 성급히 입당을 결정하기보다 호남 지역 등을 방문해 중도층을 포섭하는 쪽으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6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방문한 뒤 KAIST 원자핵공학과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만난다.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 등을 논의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민과의 대면 행보를 지속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의 민생 행보 공식 이름은 <윤석열이 듣습니다>로 정해졌다.

KPI뉴스 / 장은현 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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