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 연기' 논란 일단락…이낙연·정세균 "결정 수용"

김광호 / 2021-06-25 15:45:15
이광재·추미애·박용진 등도 결정 수용 의사 밝혀
당원 게시판은 찬반 격론…"독단적" vs "공정하게"
당내 갈등 봉합은 과제…'반이재명 연대' 결성될수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5일 현행 당헌대로 오는 9월초 대선 후보를 선출하기로 경선 일정을 결정한 데 대해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 사진)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뉴시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 결정을 수용한다"며 "경선시기를 둘러싼 당내 논의에서 나타난 우리당 의원들과 수많은 당원들의 충정은 정권 재창출을 위한 귀중한 에너지로 삼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도 페이스북에 "지도부 결정을 수용하겠다"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전력투구하겠다"고 적었다.

이들과 함께 경선 연기를 주장했던 이광재 의원도 "아쉽지만 당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9회 말 2아웃 상황에서 역동적인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경선 일정 유지를 주장했던 박용진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당 지도부의 방침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자신이 주장했던 원칙론이 고수된 이상 이견을 드러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선 연기 여부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선 모양새다. 연기를 요구했던 대선주자들도 당 지도부 결정에 일임했던 만큼 반발할 명분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무위원회 소집 등으로 맞대응하면 내홍을 악화시켰다는 책임론에 휘말릴 수 있어 한발짝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왼쪽)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당 지도부와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경선 일정 논란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한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갈등이 완전히 가라앉은 상황은 아니다.

앞서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오영훈 의원은 당 지도부의 결정이 나온 뒤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다수 의원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독단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도 경선 연기 불가 결정에 대한 당원들의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경선 연기를 강력하게 주장해왔던 친문 당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A당원은 "이재명,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누가 경선에서 이기는가는 둘째고, 첫째는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런데 경선을 이렇게 빨리하면 어떻게 이길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공정하지 못한 언론들에 몰매 맞고, 후보의 행보는 지겨운 콘텐츠가 될 것이며, 민주당 후보에 대한 국민들 주목도는 뚝뚝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경선 연기 불가 결정은 친문 당원들의 '반이재명' 정서에도 기름을 부었다. B당원은 "언제부터 민주당이 이재명을 위한 정당이 됐느냐"며 "오직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위해 이 모든 의견을 묵살하고 독단적 결정을 내렸다"고 성토했다.

반면 경선 연기 반대파 당원들은 지도부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C당원은 "민주당 권리당원이 70만명이라던데 고작 2만명의 경선연기 주장에 당 대표가 흔들려서야 되겠나"라며 "원칙을 지키고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경선을 이끌어야 민주당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D당원은 "평소 실력으로 하는거지, 시험일을 연기하자고 떼를 쓰면 점수가 올라가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험일 나왔으니 이제 열심히 공부해 응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의 찬반 여론처럼 실제로 이재명계와 반이재명계의 대립이 재점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선 경선 국면에 접어들 경우 선두 주자인 이 지사에 대항하는 '반이재명 연대'가 결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친노 좌장인 이광재 의원 등이 '범친문' 그룹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출마선언식에 상호 방문하는 등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벼랑끝 상황은 피했지만 '내홍'으로 갈라진 당을 봉합하는 것은 향후 송영길 대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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