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최재형 부상하나…이달 대권 출마 가능성

장은현 / 2021-06-21 13:37:33
X파일 의혹 등 윤석열 휘청이자 崔 대안론 부상
崔, 대선 출마 입장 발표 예고 후 지지율 상승
대선 여론조사 4.5% 기록…처음으로 5위권 진입
野 주자 김동연·유승민·원희룡도 '외연 확장' 나서
야권 대선주자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X파일' 의혹과 대변인 사퇴 등 안팎의 악재로 흔들리면서 '플랜B' 시나리오가 회자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을 대신할 '야권 대안주자론'이 부상하는 것이다. 

1순위로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꼽힌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후보군에 속한다. 

▲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선 출마와 관련한 의원 질문에 "조만간 생각을 정리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최 원장의 한 측근은 20일 "최 원장이 빠르면 이달 안에 감사원장직에서 사퇴하는 것에 무게 중심을 뒀다"고 밝혔다고 중앙일보가 21일 보도했다.

이 측근에 따르면 최 원장은 대선에 출마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한다. 청와대에 사퇴 의사를 전한 후 정치 참여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 원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측근은 전했다.

최 원장의 존재감은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드러났다. PNR리서치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19일 전국 성인남녀 1003명 대상으로 실시) 결과 최 원장은 4.5%를 얻었다.

1~3위는 윤 전 총장(33.9%), 이재명 경기지사(27.2%),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13.0%)였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4.7%.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공개 행보를 해온 정 전 총리와 최 원장 지지율은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했다. 최 원장이 본격 등판하면 지지율이 급등할 수 있다는게 대안론의 골자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 원장은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등을 두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야권 대선 주자로 주목받았다.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인물로 야권 지지층의 호감을 쌓았다.

학창 시절 소아마비를 앓은 친구를 업어 등교시킨 일화와 두 아들을 입양하는 등의 미담으로도 유명하다. 2017년 감사원장 인사청문회 당시 여당도 그를 '미담 제조기'로 호평했다.

최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검증 7대 원칙(병역면탈·부동산투기·세금탈루·위장전입·논문표절·음주운전·성범죄)을 충족하는 인사로 평가받았다. 큰 장점이다. 윤 전 총장은 'X 파일' 의혹 등으로 검증의 부담이 커진 상태다. 

윤 전 총장은 현 정부 출범 초기 과거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를 주도해 보수 진영에겐 반감을 쌓았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감옥에 간 것은 윤 전 총장 때문이라고 여기는 국민의힘 친이, 친박계 출신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그간 어쩔 수 없이 윤 전 총장을 바라봤으나 최 원장이 나서면 눈길을 달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 안팎에선 최 원장에 대한 친박계 지원설이 퍼지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일부 친박계 인사들과 영남권 의원들이 껄끄러운 윤 전 총장 대신 최 원장을 내세워 대권 도전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원장측은 거리를 뒀다.

최 원장과 경기고·서울대 동문인 강명훈 변호사는 전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바보 같은 선택은 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친박계 등) 윤 전 총장과 가까이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최 원장을 지원하는 건 자유지만 (대선 출마) 결심의 과정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낮은 인지도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비판은 최 원장의 약점으로 꼽힌다. 윤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을 시간도 충분치 않다는 점도 한계다. 여권 대선주자인 최문순 강원지사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수장이 감사 행위에 정치적 의도를 가졌다는 의심을 받는다면 감사원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2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노숙인 무료급식봉사를 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동연 전 부총리도 다크호스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자질이 있다"고 그를 평가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전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무료급식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는 "정치적 의도하고는 상관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공개 행보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기 대선에서 경제 문제가 핵심 이슈가 되면 김 전 부총리가 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신발끈을 바짝 조이면서 세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대구에서 20·30·40대 지지자들의 모임인 '희망22 동행포럼' 창립식을 열었다. 유 전 의원은 창립식에서 '보수정치의 진정한 변화'를 주제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대담도 진행했다. 대구·경북(TK)과 젊은층, 중도층 기반을 확장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만이 해결할 수 있는 여러분의 일자리, 주택문제, 우리 경제를 일으키는 문제,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지켜나가는 문제 등 대통령만이 할 수 있는 문제 해결에 열정과 집착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조만간 경제철학 등을 담은 저서도 출간하며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는 22일 서울 켄싱턴호텔에서 지지 모임인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이 포럼은 조장옥 서강대 명예교수와 민상기 전 건국대 총장, 황준성 전 숭실대 총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학계·관료 출신 전문가 3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향후 원 지사의 대선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제와 전략그룹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이날 UPI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최 원장 등 대안 주자로 불리는 이들의 지지율이 조금 올라간다 해도 당장은 국민의힘 대권 판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치권의 온도와 국민의 온도는 다르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대선이 9개월 정도 남았기 때문에 한 주자로 몰아가지 말고 여러 후보끼리 경쟁하면서 자연스러운 경선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장은현 인턴기자 e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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