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이미지 말고도 국정 운영할 수 있는지 답해야"
尹측 이동훈 "李·尹 시간표 서로 상충하지 않을 것"
尹 "DJ의 용서와 화해, 성찰과 가르침 새기겠다" "막판에 뿅하고 나타난다고 해서 (국민의힘 당원이) 지지해줄 게 아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을 거듭 재촉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윤 전 총장이 전날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하자 이 대표가 이날 빠른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YTN라디오 '출발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당 밖 대선 주자들에 대해 "정치 입문선언이나 (당과) 보조를 맞춰가는 과정을 일찍 시작했으면 한다"며 "정치적으로 개별 지역 단위에서 영향력 있는 분들의 마음을 얻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8월 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국정 운영 능력도 걸고 넘어졌다.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 저항의 이미지 말고도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지 답해야 한다. 외교·안보·경제·교육 등에 대한 대선주자의 관점을 국민은 알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직접 대선 출마나 국정 청사진을 밝히지 않고 잠행으로 일관하는 소극적 행보를 저격한 것이다.
윤 전 총장 스스로 스스로 '반사체'가 아닌 '발광체'임을 증명하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앞서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율을 문재인정부 실정의 '반사체'에 비유했다. 그는 "호사가들은 윤 전 총장의 반부패 이미지가 자체 발광인지 반사체인지를 이야기한다"며 "문재인정부의 모순이 부각돼야만 윤 전 총장이 그런 빛을 발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플랫폼으로서 주도권을 쥘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 중심의 야권 대통합은 가시화되고 있다"며 "당 안팎의 훌륭하고 풍성한 대선주자들과 함께 문재인 정부와 맞설 빅텐트를 치는 게 제 소명"이라고 밝혔다. '반문(反文) 반사 효과'를 누리는 윤 전 총장도 빅텐트 아래로 들어와야한다는 메시지다.
'반문 빅텐트론'에는 당안팎의 대선 주자들을 모두 끌어모아 공정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원 오브 뎀'이 되는 것이다. 윤 전 총장에 대한 '특별 대접'은 없다는 얘기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대표와 각을 세우기보다 한발짝 물러서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의 이동훈 대변인은 이날 같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제시한 8월 안에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가 결정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대변인은 "이 대표가 당 경선 관리자로서 11월까지 당 대선 후보를 뽑아야 해 역산하면 8월까지는 합류해야 한다고 말한 건데, 윤 전 총장도 그런 캘린더를 염두에 두고 국민 여론을 본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가 제시한 경선 일정에 윤 전 총장도 크게 이견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이 이르면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로 결심을 굳혔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 대변인은 또 "윤석열 현상과 이준석 현상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현상이란 것도 586 중심 정치 세력의 위선과 무능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전날 장예찬 평론가가 언급했던 '택시론'에 대해선 "개인적 생각일 뿐 우리와 관계가 없다.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 대변인은 다만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말을 흐렸다. 그는 "국민의힘도 국민의 뜻에 부합해 상식이 통하는 합리적 정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나"라며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상식과 공정이라는 가치를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후 "윤 전 총장 입당은 무리한 요구가 아닐 뿐더러 당연한 수순"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변인이 "윤 전 총장의 시간표와 이 대표의 시간표가 상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입장 접근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며 공식 채널을 통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행보를 가속화했다. 그는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지난 11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고 윤 전 총장 측이 이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도서관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전 총장은 약 4시간 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김성재 김대중아카데미 원장의 안내로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살펴봤다. 김 원장으로부터 햇볕정책 등 김 전 대통령의 정책 운영과 삶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윤 전 총장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새롭게 존경하게 됐고 그 업적이 놀랍다"며 "수난 속에서도 용서와 화해를,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정신을 높이 새기게 됐다"는 점을 힘줘 말했다고 김 원장이 한 언론을 통해 전했다.
윤 전 총장이 이른바 'DJ 정신'을 빌어 용서와 화해, 과거보다 미래를 강조한 것은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을 넘어 미래를 향해 화합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한 맥락으로 읽힌다.
KPI뉴스 / 조채원 기자 cc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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