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4호기 멈춘지 보름째 화재원인 '미궁'

박동욱 기자 / 2021-06-14 12:12:04
한수원, 같은 원자로형 부품 교체·정상 운영 방침 정해
탈핵단체 "설계시스템 미작동…조사와 투명한 공개"
국내 원전 최초로 단 한 번의 고장정지 없이 시운전 시험을 완벽하게 마친 뒤 지난 2019년 8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던 신고리 4호기가 2년도 안돼 폭발음을 내며 멈춰서자,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다른 원전에 설치된 부품을 사용해 신고리 4호기 운전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탈핵 단체들이 섣부른 복구 계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신고리 3, 4호기 전경. [새울원자력본부 제공]

14일 한수원에 따르면 보름 전에 화재가 발생한 신고리 4호기(가압경수로형 1400MW)와 관련, 같은 APR1400 원자로형인 신고리 5호기의 '발전기 회전자'(콜렉터)와 신한울 2호기의 '콜렉팅 하우징'을 활용해 복구한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새울원전 신고리 4호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28분 발전기 회전자 부분에서 불이 난 뒤 31일 밤 8시30분 수동 정지됐다. 이틀 뒤에야 원전 가동을 강제로 정지한 셈이다. 

이번 화재 원인에 대해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조사중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관련 부품들이 제조사인 창원 두산중공업에 옮겨져 검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신고리 4호기를 다시 운행하기 위해 해당 부품을 대체키로 결정했다는 것만 확인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발전량을 자랑하는 신고리 4호기는 3호기와 함께 한국형 원전 모델로, 연간 국내 총 소비량의 2%가량을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같은 연도에 운행을 시작한 신고리 3호기 발전량을 합할 경우 부산·울산·경남 지역 전력 소비량의 약 23%를 담당하고 있는 핵심 전력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마냥 발전 재개 시기를 늦출 수만은 없는 이유다.

이같은 계획이 전해지자, 울산지역 57개 사회시민단체로 구성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울산탈핵)은 13일 성명서를 통해 민관합동조사단 구성과 함께 사건 조사 과정을 1주일에 1회씩 언론과 국민에 공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이와 함께 원전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화재 당시 폭발음 발생 과정을 추정하면서, 안전 밸브가 설계시스템에 따라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정황을 발표했다. 

설계대로라면 화재 때 증기 배출을 위한 터빈우회계통(터빈 바이패스)과 대기방출 밸브가 작동돼야 했지만, 이들 비상 시스템이 정상 작동 안 되면서, 급기야 최종 안전 수단인 '주증기안전방출밸브'가 열렸다는 것이다. 고음의 폭발음은 증기가 갑자기 방출된 데 따른 것이란 게 울산탈핵의 설명이다.

울산탈핵은 "두 설비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이 규명되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한 핵발전소도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안전을 위해 성역 없는 사건조사가 이뤄지고 투명하게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석록 울산탈핵 집행위원장은 13일 KBS 인터뷰에서 "아직 화재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설계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안전성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원전 부품 이용을 해서 재가동하겠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신고리 4호기는 지난해 10월 정기 검사 과정에서 격납건물 콘크리트에 구멍 두 곳이 발견됐고, 증기발생기 이물질 185개도 제거됐다.

하지만 이물질 두 개는 끝내 제거되지 못했고, 한수원은 이를 추적 관리하기로 하고 올해 2월2일 신고리 4호기 재가동을 승인한 바 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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