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재용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국민도 공감"

김광호 / 2021-06-02 16:18:25
"경제상황 이전과 다르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 요구돼"
지난달 "의견듣고 판단"에서 "공감 많다"로 평가 진전
靑 "文, 사면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 특정하지는 않아"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경제5단체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건의한데 대해 "고충을 이해한다"며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함께 오찬 간담회를 하기 위해 청와대 상춘재로 걸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문 대통령,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최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90분간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총수인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재용 사면'과 관련해 "지금은 경제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박경미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기존 입장에서 긍정적인 쪽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해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10일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 기자회견에선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던 문 대통령이 이날 "공감하는 분이 많다"고 평가를 곁들인 것은 이전보다 훨씬 진전된 메시지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또 "고충 이해"라는 대목은 재계와 공감을 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언급들을 "경청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사면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을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두루두루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뜻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박 대변인과 청와대 핵심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찬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을 고려해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의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내용은 이 부회장의 사면을 뜻한다.

김기남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표는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4대 그룹 총수들이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사면이 필요하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 발언으로 이 부회장 석방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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