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 기업 범죄 정당화로 악용…이미 사법적 특혜 받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일 "국민 통합과 인권 증진의 측면에서 시행돼야 할 사면·가석방이 경제 논리로 환원돼 재벌의 기업 범죄 정당화에 악용되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재계를 중심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잇따르는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청와대를 향해 '이 부회장 사면 절대 반대' 목소리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변 등 7개 노동·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사면·가석방 논의는 가당찮으며 사면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이재용은 지금까지도 부당합병과 연관돼 재판 중에 있다"며 "특정 경제 가중처벌에 관란 법률에 따라 현재 취업 금지상태여야 하고, 심지어 형이 종료된 이후에도 취업 금지상태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을 구해오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법상 취업 금지 규제를 넘어서려는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며 "가석방과 취업금지는 원리와 원칙을 통해 이뤄져야한다. 권한이 있다고 마음대로 행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권오인 경실련 재벌개혁본부국장은 "글로벌 기업이라는 삼성그룹에서 이재용 하나 빠진다고 큰일 날 것이라면 그룹 자체의 경쟁력이 있는 것인가"라며 "이재용의 형량은 절반으로 깎였고, 이미 사법적 특혜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범죄자 사면권 제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가석방한다면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혹독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희 경제개혁연대 사무국장은 "문 대통령은 배임 등 5대 중재범죄에 대해선 사면권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재벌 범죄가 발생해도 구속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사면 가석방이 공식처럼 돼있다. 또 다른 적폐"라며 "이재용을 풀어준다면 스스로 시대를 거슬러 적폐를 쌓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는 지난달 27일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경제계뿐 아니라 종교계, 지자체,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에서도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선을 그어왔던 청와대의 기류도 바뀌고 있다. 이호승 정책실장은 지난달 25일 CBS 인터뷰에서 "(사면 관련)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국민적인 정서라든지 공감대 등도 함께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별도의 고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회장이 왔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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