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저효과 뛰어넘은 역대급 수출 실적…경제회복 탄력받나

강혜영 / 2021-06-01 14:38:45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 2484억 달러…역대 최대치 경신
주요국 경기 회복세 지속…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둔화 전망
"하반기 백신접종에 따른 내수 회복 동반돼야 4% 성장 가능"
우리나라 수출이 작년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국 경기 회복세와 글로벌 IT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호조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올해 4%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엔 백신 보급에 따른 내수의 본격적인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1~5월 기준 총 수출액과 일평균 수출액의 역대 순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수출액은 248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의 역대 1위 수출액 달성하면서 이 같은 실적을 견인했다.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수출액도 500억 달러를 넘어섰는데,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8년을 제외하면 올해가 유일하다.

5월 수출액만 놓고 봐도 507억3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45.6% 증가했다. 증가율은 1988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대 폭이다. 4월(41.2%)에 이어 두 달 연속 40%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이 5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올해 상반기 수출액 전망치는 2950억 달러다. 6월 수출액이 5월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다면 상반기 수출액은 한은의 기존 수출전망치를 넘어선 3000억 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은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4.0%)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은 관계자는 "5월까지의 수출 실적은 거의 전망에 부합하는 수준인데 정확하게는 소폭 높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선진국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우리 수출도 호실적을 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IMF가 세계 경제가 6%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세계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우리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배경"이라면서 "특히 백신 접종률이 높은 미국, 유럽 등에서 소비활동이 늘면서 우리 수출의 선진국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성장률도 수출과 투자가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수출이 크게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 상황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 같은 경우 해외 여건이 개선된 것이 주로 영향을 끼쳤으며 석유 화학 제품은 유가 상승이 이뤄지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주요국 경기회복, 글로벌 IT 경기 개선세 지속 등으로 수출 개선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IT 수출은 서버·모바일 등 전방산업 수요 확대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비IT 수출은 주요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자동차, 석유류, 기계류 및 철강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부는 "현재에도 역대 1위의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러한 수출 흐름이 지속될 수 있는 대내외 신호들이 포착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WTO 발표에 따르면 주요 10대국의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올해 1분기 수출이 모두 증가세로 전환했다"면서 "특히 주요국의 투자 및 생산활동 재개를 보여주는 중간재 수출이 작년 5월 -43.6%에서 올해 5월 77%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간재는 우리 수출의 30~40%를 차지하는 글로벌 경기민감 품목이다. 

수출만으론 4% 성장 어려워…"백신보급에 따른 내수회복 동반돼야"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뚜렷한 만큼 수출 전망도 밝은 편이지만, 하반기에 증가율은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김영익 교수는 "최근 수출은 작년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은 5월을 고점으로 다소 둔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 차질은 2~3분기 수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이날 발표한 '2021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5.2%는 하반기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교역 위축(44.4%), 수출 대상국의 경제 상황 악화(16.2%), 원화 강세로 인한 가격 경쟁력 악화(7.4%) 등이 이유로 꼽혔다.

▲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중구 인제대학교 백병원을 찾은 한 어르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4%대의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백신의 빠른 보급과 내수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성장률이 4.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가운데 내수의 기여도를 1.8%포인트로 제시했다. 성장률의 절반 가까이를 내수가 차지하는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수출의 기여도는 2.2%포인트로 내다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4% 성장 달성의 핵심은 백신 접종 속도"라면서 "하반기에 수출뿐 아니라 백신 접종으로 내수가 살아야 4%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반도체 등 주력산업에 대한 종합지원 패키지 추진, 물류 애로 해소, 중소기업 비대면 수출지원 등 수출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와 더불어 수출 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우리 경제 전체로도 퍼질 수 있도록 내수 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 양극화 완화 등 민생안정 노력도 배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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