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P4G 개막영상에 평양 능라도가…野 "외교 대참사"

김광호 / 2021-05-31 14:27:07
靑, 영상에 평양 등장 인정…"제작에 관여하지 않아"
P4G 정상회의 이틀째…서울선언문 채택 후 폐회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최지를 소개하는 오프닝 영상에 서울이 아닌 평양의 위성사진이 쓰인 것으로 31일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30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개회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사 직전 전파를 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남산, 광화문, 한강의 전경이 차례로 등장했다. 이어 한강 위에 떠있는 섬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이 '줌 아웃(zoom out)'됐다.

그런데 이 섬이 한강의 여의도가 아니라 대동강의 능라도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대한민국 지도 가운데 서울을 비춘 뒤 줌 아웃으로 지구 전체를 비추는 장면인데, 해당 장면의 출발점이 서울이 아닌 평양 지도였던 것이다. 청와대 유튜브 계정에 있던 이 영상은 논란이 일자 31일 오전 비공개 처리됐다.

▲ 30일 개막한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오프닝 영상. 정상회의의 서울 개최 사실을 알려기 위해 남산·광화문·한강의 전경이 차례로 등장(사진①)한 뒤 갑자기 평양 능라도 위성사진(사진②)이 화면을 채운다. 줌아웃을 시작하자 대동강(사진③), 평양과 평안남도 일대(사진④)가 보인다. 평양 위성사진이 오프닝 영상에 쓰인 것이다. 청와대 유튜브에 있던 이 영상은 31일 오전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 유튜브 캡처]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the Global Goals 2030)는 탄소중립 및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협의체다. 이틀간 열린 이번 회의는 한국이 처음 주재한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로, 각국 정상·고위급 47명, 국제기구 수장 21명 등이 화상으로 참석한 대규모 국제행사다.

청와대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수소차를 운전해 퇴근하는 등 적극 홍보하며 준비해왔다. 그런 만큼 대규모 국제행사에 평양 지도가 등장한 걸 두고 야당에선 "외교 참사,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과 통화에서 "올해 국내에서 개최되는 가장 큰 외교행사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엔 "할말을 잃었다" "실수가 반복되면 고의다"는 등 황당하거나 의도를 의심하는 내용의 댓글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영상에 평양이 나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와대가 제작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영상은 P4G기획단이 외주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상회의는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혔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불참하는 등 준비에 차질이 빚어져 개막 이틀 전(28일)에야 주요 참석자 명단을 발표하는 등 곡절을 겪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이 화상으로 참여했다.

정상회의는 이날 이틀째 회의를 이어간다.

이날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정상회의는 문 대통령이 주재한다. 문 대통령과 각국 정상급·고위급 인사들은 화상으로 참석해 녹색회복, 탄소중립, 민관협력 등 3개 주제에 관해 토론한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등이 참석한다.

P4G 정상회의는 이날 '서울선언문' 채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선언문에는 코로나·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연대 필요성,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협정 이행 노력,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분야 역할의 중요성 등이 담길 예정이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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