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8년만에 국회 통과…의원 '셀프 징계'는 문제

김광호 / 2021-04-30 09:44:53
미공개정보 이용, 7년 이하 징역이나 7천만원 이하 벌금
직무상 비밀 등 제공받은 제3자도 동일 기준으로 처벌돼
국회의원 위반 시 국회 윤리위서 결정키로…처벌은 미지수
국회의원을 포함한 공직자가 일하면서 얻게 된 정보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걸 막기 위한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2013년 국민권익위가 처음으로 발의한 지 8년 만이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국회는 2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재석 251명·찬성 240명·반대 2명·기권 9명)과 국회법 개정안(재석 252명·찬성 248명·기권 4명)을 의결했다.

이해충돌방지법 적용 대상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원 및 국회의원 등 190만명이다. 법안은 공직자가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이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게 골자다.

법안 통과로 2022년 5월30일부터 공직자는 직무 관련자가 사적 이해 관계자임을 알면 14일 이내 신고하고 해당 직무 회피를 신청해야 한다.

직무를 통해 얻은 정보로 직접 사적 이익을 취득한 공직자는 7년 이하, 제3자는 5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벌금은 최대 7000만원이다.

'국회의원 이해충돌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의원의 민간 업무활동 경력을 등록하도록 하고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있는 상임위 배정을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의원과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 임원 등으로 재직하거나 자문 등을 제공하는 법인·단체 명단과 대리·고문·자문 등을 제공하는 개인이나 법인·단체 명단도 등록해야 한다. 이들의 부동산 소유권·지상권·전세권, 광업권·어업권·양식업권도 등록 대상이다.

여야는 이해충돌방지법 통과를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원내대변인은 "김영란법이 공직사회 접대문화를 바꿨다면,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의 불공정한 이익추구를 금지하고 보다 엄격한 공정 기준을 적용하게 되는 '깨끗한 개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도 "사라진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보다 능동적으로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사적 이해관계 등록, 신고·회피 의무,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위반한 경우 국회법에 따르도록 해 제대로된 징계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법 위반 시 어떻게 징계할지 등은 동료 의원으로 구성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결정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법안 심사 과정에서 독립된 윤리심판원을 따로 만들어 이해충돌 심사와 징계를 전담시키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회의원 징계는 공개회의에서의 사과 혹은 경고,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으로 처벌 수위가 비교적 낮은데다 동료 의원들이 징계 여부를 결정해 '셀프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대 국회 윤리특위에 제출됐던 의원 징계안은 모두 47건이었으나 단 한 건도 통과하지 못했다. 21대 국회 윤리특위에서도 총 12건의 징계안이 계류돼 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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