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오리까'…용인 기흥호수공원 '수상골프연습장' 존치 논란

안경환 / 2021-04-26 15:45:56
지역 정치권, "10여년의 노력 결실 수변공원, 돈 벌이 수단 전락 안돼"
업체 측, "이용자 무시하고 종사자 생계 위협하는 탈법적 압력"

우여곡절 끝에 14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경기 용인 기흥호수공원 내 위치한 수상골프연습장 존치 여부를 놓고 용인시가 시끄럽다.

 

용인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시·도 의원 등 지역 정치권은 공공사업이 추진 중인 만큼, 오는 7월 말 계약 종료 시점에서 수상골프연습장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체 측은 수십명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강력 투쟁에 나서고 있어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3일용인 기흥호수공원 수상골프연습장 재 연장 승인 반대 1인 시위 중인 용인시의회 전자영(더불어민주당) 의원. [안경환 기자]


26일 용인시와 지역 정치권, 수상골프연습장 측 등에 따르면 용인시를 지역구로 한 10여 명의 시·도 의원은 최근 기흥호수공원 내에 위치한 수상골프연습장 재계약 연장을 반대하며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인 시위는 기흥호수공원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와 수상골프연습장 앞 등에서 이달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13일과 20일에는남종섭(더불어민주당) 도의원과 같은 당 전자영 시의원이  각각 시·도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수상골프연습장의 재계약 연장 반대 당위성을 토로하며 농어촌공사 측에 계약 종료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과 지역 정치권이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경기남부권역 300만 도민들이 즐겨 찾는 수변공원으로 탈바꿈 시킨 기흥호수공원이 돈 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자연과 역사를 품은 기흥호수를 시민 품에 고스란히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수상골프연습장 재계약은 절대 불가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가 준공될 경우 수상골프연습장이 위치한 약 300~400m 구간이 단절돼 반쪽 산책로가 될수 밖에 없고, 골프공과 그물망 등은 안전 위협과 오염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 조성도 [용인시 제공]


시는 2007년 11월 기흥저수지 일원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고시했다. 

 

기흥구 하갈동·공세동·고매동 일원 265만6050㎡를 기흥호수공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게 핵심으로, 해당 사업에 32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시가 용인경전철 국제소송 패소로 7000억 원대를 물어주는 등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사업이 일시 중단됐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17년 5월 기흥호수 시민공원 조성사업을 공약으로 내걸며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시는 같은 해 7월 기흥저수지 및 주변 토지에 대한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평택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선 기흥저수지 순환산책로 조성 및 수질개선에 협력키로 했다.

 

시는 예산상황을 감안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토지를 사들이는 대신 토지소유주를 설득, 사용 승락을 받아 순환산책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2017년부터 본격 추진된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 10㎞ 구간은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일대에는 자전거도로 2.6㎞를 비롯해 선형공원과 쌈지공원(4곳), 물빛정원 등도 조성됐다. 이들 사업에는 시·도비 56억 원이 소요됐다.

 

시는 같은 기간 국비 135억 원을 확보, 인공습지 조성 및 준설 등 수질개선에도 나서 2017년 이후 최근 4년간 TOC(총유기탄소량, 4.4mg/L)와 T-P(총인(물속에 포함된 인의 총량), 0.030mg/L)를 농업용수 공급 기준 이상인 3등급으로 유지 중이다.

 

농업용수관리기준은 TOC 6.0mg/L 이하, T-P 0.10mg/L 이하인 4등급이다.

 

▲26일 용인시청 앞에서 수상골프연습장 종사자들이 지역 정치권의 부당 압력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상골프연습장 제공]


공공성을 내세우며 계약 종료를 요구하는 지역 정치권 등에 대해 수상골프연습장 측은 20여명의 종사자와 관계자 80여명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또 골프연습장 사용자 다수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지역 주민에 돌려준다는 미명아래 탈법적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강력 투쟁을 예고해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골프장측은 이날 오전 시청 앞에서 종사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골프연습장 연장 재 승인에 압력을 행사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앞서 지난달 17일과 이달 16일 업체측은 골프연습장을 존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시청 및 시의회 의장, 도의원 등에 제출했다. 진정서에는 골프연습장 이용자 등 800여명이 서명했다.

 

골프장측은 "일 평균 300여 명이 연습장을 찾는 등 오히려 기흥호수공원을 명소화 하고 홍보하는 데 일조하고 있고,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 이용자에 화장실과 주차장을 개방해 순환산책로가 보다 활성화 되도록 하는 데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연습장 이용자 역시 다수가 도민인데도 불구하고 도민을 위한다는 미명아래 재 연장 승인을 반대하는 것은 다른 별도의 목적이 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해당 골프연습장은 시가 기흥호수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전인 2000년 5월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로부터 최초로 공유수면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5년마다 계약을 연장하는 형태인 데 오는 7월 31일이 계약 만기일이다.

 

한국농어촌공사 평택지사는 통상 3개월 전 제출되는 재사용신청서가 접수되는 대로 재계약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KPI뉴스 / 안경환 기자 jin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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