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방역의 핵심' 자가검사키트, 실제 사용될 수 있을까

권라영 / 2021-04-21 17:09:31
학교가 유력한 활용처였지만 교육당국은 3인 1조 PCR 검사로 추진
서울시 "자가검사키트 허가되면 질병청 검토 의견후 한 번 더 협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월 초부터 서울의 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선제적 PCR 검사를 하겠다고 21일 발표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방역당국이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던 자가검사키트의 학교 현장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자가검사키트는 오 시장이 내놓은 '서울형 상생방역'의 핵심이다. 아직 국내에 허가된 제품은 없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대한 빠르게 허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어느 곳에서 사용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AP 뉴시스]

교육당국 "자가검사키트 검증 안 돼" 난색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달 13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에서 비대면 수업의 장기화로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며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면 대면 수업 정상화를 향한 보다 나은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방역당국도 바로 다음날 학교 교직원 등은 매주 한 번씩 PCR 검사를 하기에는 대상층이 너무 많다면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정기적으로 검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난색을 보였다. 유 부총리는 "여러 전문가들이 자가검사키트의 민감도나 실효성 문제에 대해서 이견이 있고,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이것을 적용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교원단체하고 소통하면서 보니까 문제가 되는 게 위양성이다. 실제는 음성인데 양성으로 판정하면 바로 전체가 원격수업에 들어가야 되는데 하루 후에 음성으로 판명되면 학교가 대혼란에 빠지는 것"이라면서 "가장 중요한 게 정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교육당국은 대신 희망하는 학생이나 교원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간호사 등 전문인력을 3인 1조로 구성해서 확진자 발생 학교 반경 1㎞ 이내 학교 학생·교원 가운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효과가 좋으면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학교·학원 코로나19 방역대응 강화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자가검사키트, PCR 검사와 무엇이 달라서 

자가검사키트는 검사를 하려는 사람이 직접 검체를 채취해 양성 또는 음성을 확인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부분 단시간 내에 결과를 알 수 있는 신속항원검사를 이용한다.

현재 의료인이 시행하는 PCR 검사 등은 코 안쪽 깊숙한 곳인 비인두도말에서 검체를 채취하지만, 스스로 검사할 때는 비인두도말보다는 바깥쪽에 가까운 비강 검체 또는 타액을 이용하게 된다.

문제는 채취하는 검체의 위치가 다르다 보니 자가검사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위양성' 또는 '위음성' 확률이 높다. 다시 말해, 양성이 아닌데도 양성이 나오거나, 음성이 아닌데도 음성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국내 교육당국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BBC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에서는 중등학교 학생, 스코틀랜드에서도 교직원과 중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2번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양성이 나오면 집에서 자가 격리하며 다시 검사를 해야 한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고 있다. [UPI뉴스 자료사진]

자가검사키트 허가되면 어디에 사용될수 있나

현재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용 허가를 받은 자가검사키트는 없다. 식약처는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전문가용으로 허가받은 신속항원검사 제품 중 일부를 조건부로 허가하겠다고도 했다. 서울시는 일단 식약처 허가 후 교육당국과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자가검사키트 정확도에 대해서 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부분은 일부분 공감한다"면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질병청에서 적극적으로 사용 승인이 가능한 자가검사키트를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에서 허가되고, 사용 방안과 관련해 질병관리청의 검토 의견이 나오면 교육청이나 학교 등과 함께 자가검사키트 도입에 대해서 한 번 더 협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을 대상으로는 자가검사키트가 활용될 수도 있을까. 박 방역통제관은 "학교뿐만 아니라 자가검사키트가 허가된다면 다양한 곳에 시범적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교회나 음식점, 소매점 등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다중이용시설에서 출입을 위한 목적으로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신 요양시설, 장애인시설, 기숙사, 콜센터 등 감염 위험이 있으면서 대상자가 많고, 주기적인 검사가 가능하며 후속관리가 가능한 영역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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