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개인 간 저가거래 등 비정상적 사례 배제하고 산정" 아파트 공시가격이 논란이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사례가 적잖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공시가격은 과세의 기초자료다. 그 만큼 예민한 문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의 70~80% 수준으로 책정됐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
일부 지자체들은 공동주택 공시가격 전면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선 터다. 국토교통부는 이상 사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단지와 평형, 타입, 거래현황 등 특성을 모두 반영해 적정하게 산정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도 현재 실거래가 등을 고려하면 공시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건 아니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오히려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보다 높은 사례는 공시가격이 높게 책정된 게 아니라 실거래가가 시세보다 현저히 낮게 거래된 경우일 것이란 추론이 많았다.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산정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에서 다수의 오류 사례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실거래가격보다 공시가격이 높고, 같은 아파트의 같은 동인데도 집마다 공시가격 변동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게 대표적 사례다.
가령 지난해 완공된 서초동 한 아파트(전용 80㎡)는 그해 10월 12억6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공시가격은 15억3800만 원으로 결정됐다. 현실화율이 122.1%에 달한다. 해당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8억 원 안팎이다.
지난해 10월 10억7300만 원에 거래된 방배동 한 아파트(전용 261.49㎡)도 공시가격(13억6000만 원)이 오히려 2억8700만 원 더 높게 산정됐다. 이 아파트 역시 현재 20억 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있다.
이 같은 사례는 특수거래로 보인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초동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그 금액(12억6000만 원)에는 내놓는 사람은 없고, 내놨을 리도 없다"며 "아마 중개업소에서 거래하지 않고, 증여나 개인 간 거래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당시 실거래가가 17억 원대였는데, 특수관계 상태에서 증여세를 피하기 위한 양도로 추정된다"며 "실거래가 시세보다 너무 낮으면 국토부에서 연락이 온다. 해당 건은 입주 후 첫 거래이기 때문에 실제 거래인지, 특수관계인지 심증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방배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도 "해당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시가격 산정에 참여한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적정한 고가 거래, 지인 간 저가 거래는 정상적인 거래에서 배제하고 시세 파악을 한다"며 "특수거래인지 아닌지 여부는 확인이 가능하다. 해당(서초구) 건들은 증여 등을 위한 저가 거래로, 정상적인 사례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같은 층, 같은 면적임에도 거래 유무에 따라 공시가격 상승률이 차이를 보인 아파트도 있었다. 반포동 반포훼미리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거래가 없었던 101동(84.12㎡)은 공시가격이 8억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상승률이 14.96%였지만, 지난해 8월 매매 거래(14억 원)가 있었던 102동(84.63㎡)은 공시가격이 9억6700만 원으로 상승률(29.59%)이 2배 수준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동별 간 차이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층·향별 효용, 타입 등 가격 형성요인과 거래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산정했다. 언급된 서초구 내 단지들의 적정 시세를 기준으로 하면, 공시 가격의 현실화율은 70~80%대가 맞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는 같은 아파트단지 같은 동에서 한 라인만 공시가격 등락이 있었고, 반대 라인은 가격변동이 없는 사례가 나타났다. 아라동 한 아파트의 특정 동 1, 4라인은 공시가격이 6.8% 오르고 2, 3라인은 11.5% 내리는 등 오류가 발생했다며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부동산원 관계자는 "해당 제주도 아파트 단지는 한 라인은 시세가 떨어져도 소형 평형 위주로 수요가 있어서 오르고, 큰 평형은 아예 다른 라인에 있다. 그래서 거긴 떨어졌다"며 "같은 단지로 얘기하는 거 자체가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33평형 실거래가격은 2020년 5억5200만 원에서 2021년 5억9800만 원으로 오른 반면, 52평형은 같은 기간 8억 원에서 7억85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고민해도 어제 나온 공시가격에는 잘못된 게 없다"며 "과표는 절대적으로 100을 만드는 게 원칙이고, 세율 등 부분은 국회가 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이달 29일 전국 공동주택 1420만5075가구에 대한 공시가격 산정근거가 되는 기초자료를 공개한다. 자료에는 공시가격, 주택특성자료, 가격참고자료, 산정의견이 담길 예정이다. 공시가격 계산이 어떤 식으로 이뤄졌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구체성이나 거래사례 등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공시가격은 발표될 때마다 매번 논란이 돼왔는데, 올해엔 특히 비율이 큰 폭 뛰었고 집값도 급등하니까 반발이 더욱 커진 것"이라며 "다만 시세가 오른 만큼 공시가격도 오르는 게 정상이다. 본인들이 그 시세를 잘 알고 있을 텐데, 국토부가 산정 근거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공개해 논란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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