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보선, 상식 되찾는 반격 출발점"
유승민 "尹, 국민의힘 안에서 경선하자"
안철수, 吳 지원하며 대권도전 기반 다져 "안철수(국민의당 대표)를 정리하고 윤석열(전 검찰총장)을 밀겠다는 생각이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한 정치권 원로 인사가 한 말이다. 지난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내비친 김 위원장의 속내를 풀이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은 (별의 순간을) 포착했으니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 "안 대표는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했다.
이달 초 사퇴한 윤 전 총장이 한 달 가까이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자 야권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야권은 대사인 4·7 재·보선이 열흘도 채 남지 않았는데, 차기 대권 얘기로 뜨겁다. 윤 전 총장도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거는 계기로 이번 선거를 활용하는 모양새다.
책사, 정책통으로 꼽히는 이 원로 인사는 김 위원장의 향후 거취를 '윤석열 킹메이커'로 내다봤다. 그는 "윤 전 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디스한 건 "걸림돌을 미리 치우겠다는 심산으로 보인다"고 했다.
"파리가 많이 모이는데, 치우고 받는 걸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렸다."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다." 이런 김 위원장의 조언은 윤 전 총장에게 보내는 러브콜로 읽힌다.
이 인사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정권말이면 악재가 터지고 다른 인물은 별로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윤 전 총장 지지율은 본인 행동으로 번 게 아니라서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 두고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보선 메시지 발신…언제 대권 행보 나서나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4·7 서울·부산시장 보선에 대해 "선거를 왜 하게 됐는지 잊었느냐"며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라며 "그런데도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방식의 2차 가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현 여권이) 잘못을 바로잡을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선거 국면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위시해 여권발 박원순 재평가론, 오거전 엄호론 등이 나오면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시민들께서는 그동안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지켜보셨다"면서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투표하면 바뀐다"고 주문했다.
이번 선거의 의미를 정권 심판으로 규정하면서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의무이자 권리 행사를 예로 들고 발언의 수위를 정교히 조절하면서 우회적으로 야권을 지지한 것으로 읽힌다. 그가 야권 후보 직접 지원 계획이 없다면서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유승민 "윤석열, 당에 들어와서 붙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입당과 선의의 경쟁을 제안했다. 정권 교체를 위한 야권 통합이 명분이다.
공동선대위원장인 유 전 의원은 29일 "윤 전 총장이 제3지대, 제3정당을 만들든 나중에는 (국민의힘과) 합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권주자인 유 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문호를) 열어서 윤 전 총장 같은 분이 기꺼이 들어올 수 있는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정권을 교체하려면 야권의 가장 경쟁력 있는 단일후보를 뽑아야 한다"며 "저를 포함해 윤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준표 전 대표까지 다 국민의힘 안에서 경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약속대로 재보선 직후 당을 나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나가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안철수, '자기 일'처럼 오세훈 지원하며 훗날 대비
안 대표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선거 현장에서 '찰떡 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오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첫 TV 토론을 준비하는 사이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들과 여의도와 용산 유세에 나섰다.
안 대표 측은 '두 번째 후보'의 자세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27일과 28일 유세에서는 두 후보가 함께했다. 안 대표는 부산시장 보선도 지원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자기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와 오 후보 당선에 일조해야 향후 입지를 넓힐 수 있다. 또 유세를 통해 정권 심판론을 부각하고 현장에서 지지자들과 적극 소통하면 존재감을 알리는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제 일'처럼 오 후보를 돕는 이유다. 내년 대선에 도전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의도가 강하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의 서울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의 지지자 70% 이상이 야권 후보 단일화 이후 오 후보 지지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간의 화학적 결합이 성공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 복심 윤건영 "'민물고기' 윤석열, 바다서 못살아"
'윤석열 바람'이 심상치 않자 여권도 적극 견제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윤 전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강에서 노는 민물고기가 바다가 그리워서 바다로 가서 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날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서다.
윤 의원은 "그게 세상의 이치다. 민물고기가 어떻게 바다에서 살겠나"라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었다"며 "윤 전 총장이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 행위도) 본인이 직접 나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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