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한명숙 사건 합동감찰, 용두사미로 안 끝날 것"

김이현 / 2021-03-22 20:22:26
대검 부장·고검장 회의 결과 놓고 "절차적 정의 의문"
'무리한 수사지휘' 비판에는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아"
대검, '절차적 정의' 지적에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 거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합동감찰에 대해 "용두사미로 대충 끝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박 장관은 22일 오후 법무부 과천청사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징계를 염두에 둔 감찰은 아니지만, 합동감찰이 흐지부지하게 용두사미로 대충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당한 기간, 상당한 규모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수사 지휘는 기소 지휘가 아니고 절차적 정의에 입각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해봐달라는 의미였다"며 "특히 그간 감찰 조사를 해왔던 담당검사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집단 지성에 입각해 결정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그러나 확대된 고위직 회의조차도 절차적 정의에 대해 의문 품게 만드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그 점에 대해 유감이고 수용이라 표현하든 아니라고 표현하든 결론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고위직 회의 현실도 잘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회의에 당시 수사팀 검사를 부른 것에 대해 박 장관은 "수사지휘에 없던 내용이고 예측 가능성도 없었다"며 "증언 연습을 시킨 것 아닌지 의심받는 검사를 불렀던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무리였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절차적 정의에 입각해 다시 살펴보라는 지휘여서 이 지휘가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며 "법무부 장관으로, 공직자로서 제 자세에 하등 허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회의 내용이 특정 언론에 신속하게 유출된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회의 과정이 특정 언론에 유출된 경위를 따져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내부 회의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공무상 비밀 누설 의혹을 받는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감찰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는 "문제 제기가 있다면 언론 유출 부분은 임 검사가 감찰하지 않는 게 적절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다만 "임 부장검사는 대검 감찰부 소속이다. 장관이 배제한다, 안 한다고 할 수 없다. 그건 대검 감찰부의 판단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대검찰청은 이날 박 장관의 검찰 수사 관행 개선 관련 입장 발표 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에서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합동 감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은 "검찰 직접 수사에 있어 잘못된 수사 관행에 대한 지적은 깊이 공감한다"며 "당시와 현재의 수사 관행을 비교·점검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6월 법무부·대검 합동TF(태스크포스)가 재소자 출정 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점 등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추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대검은 그러나 대검 부장·고검장 확대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문제 삼은 박 장관의 지적에 대해서는 "박 장관의 수사지휘에 따라 13시간30분간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오로지 법리와 증거에 따라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과거 한 전 총리 사건의 수사팀 관계자 중 한 명을 부른 것은 재소자에게 위증을 연습시켰다는 의혹에 관한 변명을 듣고자 한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중요 참고인인 재소자 한모 씨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기 위함이었으며, 한동수 감찰부장 등 다른 참석자들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부분과 관련해 법무부에서 요청이 있으면 녹취록 전체 혹은 일부를 제출하겠다는 게 대검의 입장이다. 법무부의 지적과 달리 절차적 정의를 준수한 점을 녹취록으로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회의 내용이 일부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출된 것과 관련해서 유감을 전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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