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 재선임…배당 연 9조8000억 상향 삼성전자가 17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인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소비자가전(CE) 부문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과 IT모바일(IM) 부문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기존 사내이사를 재선임했다. 또 박병국·김종훈 사외이사는 물론 감사위원인 김선욱 사외이사까지 종전 이사를 모두 재선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세계 대유행) 상황에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경영진의 경영능력을 재신임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에 따른 조직 내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최근까지 이 부회장과 호흡을 맞춘 이사진을 통해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는 동시에 조직 안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김기남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등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임직원과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힘입어 연결 기준 매출 237조 원, 영업이익 36조 원이라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2023년까지 배당 확대…매년 잉여현금 50%內 조기 환원
특히 삼성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고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향후 3년 동안 정기 배당 규모를 연간 9조8000억 원으로 상향했다"며 "매년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의 50% 범위 내에서 정기 배당을 초과하는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일부 조기 환원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년간 정기 배당으로 총 28조9000억 원을 지급한 삼성전자는 잔여 재원 10조7000억 원을 특별 배당 성격으로 2020년 정기 배당에 더해 지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편의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주총을 온라인으로 중계했다. 아울러 작년부터는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미·중 갈등, 환율 하락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반면 경제성장률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5세대 통신(5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이 산업과 경제 전반에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기술의 근간인 다양한 반도체 수요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동학개미' 달아오른 열기…이재용 취업제한 논란도
'동학개미' 열풍에 국민주(柱)가 된 삼성전자 위상을 반영하듯 주총은 3시간 20분 만에 종료됐다. 지난해 2시간에 비해 1시간 20분이 더 걸렸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가 반도체·소비자가전·모바일 등 주요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현황을 설명할 때마다 현장에 있는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고, 사전에 온라인으로 접수한 질문까지 일부 발췌해 답변했다.
이날 주총장에는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가 참석해 이재용 부회장의 취업 제한 문제를 거론하며 이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주주들이 이사회가 이 부회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일반 주주 가운데서 이 부회장을 옹호하며 반박하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참석한 주주들에게 전자표결 단말기를 지급해 과거 '박수 통과' 대신 모든 안건마다 투표를 진행했다. 상정된 안건 전부에 관해 일일이 현장 참가자와 사전 전자투표 결과 등을 합산한 표결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사내이사는 98% 수준의 높은 득표율로 재선임이 확정됐고, 박병국·김종훈·김선욱 등 사외이사는 8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5일 삼성전자 주총 안건 가운데 김종훈·박병국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과 함께 김선욱 사외이사의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회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찬반 입장이 맞서왔다.
'5G·AI·IoT·클라우드·시큐리티' 5대 핵심역량…"미래 준비"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근래 삼성전자를 둘러싼 여러 사회적 논란을 의식한 듯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5G·AI·IoT·클라우드(Cloud)·시큐리티(Security) 등 미래 역량을 준비하고 자율적인 준법문화 정착으로 신뢰받는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별도의 독립 조직으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준법경영 강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브랜드 가치 623억 달러(한화 약 70조4200억 원)로 글로벌 5위를 달성한 성과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부회장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유해물질 저감 등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에 경영안정 자금과 물류비용 등을 제공하는 한편 마스크·진단키트·백신용 주사기 제조업체 지원과 코로나 치유를 위해 회사의 연수원을 제공하는 등 상생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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