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에서 '시한부' 장관으로…주택공급 동력 잃나

김이현 / 2021-03-12 17:34:10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임명 74일 만에 사의표명
"공급 위한 장관이었는데"…3월 정기국회 이후 교체 전망
부동산 과열 양상을 잠재우기 위해 지난해 12월29일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임기를 시작한 지 74일 만이다.

변 장관은 2·4 공급대책의 입법이 마무리되는 3월 정기국회가 끝나면 후임자로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입법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할 때까지'로 시한부 장관의 처지가 됨에 따라 '변창흠식 공공 공급대책'의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12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변 장관이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며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사실상 사의를 수용하면서도 "2·4 대책의 차질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며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되, 사퇴시기는 조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변 장관은 2019년 4월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지내면서 도시재생 뉴딜 정책, 전세대책을 뒷받침해 왔다. 주택 공급 전문가로서 부동산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으로 임명됐다.

하지만 LH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졌고,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정부는 국토부와 LH 직원을 대상으로 1차 전수조사를 실시해 총 20건의 의심사례를 확인했다. 이중 11건은 변 장관이 LH 사장 시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자 책임론은 더 커졌다.

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 역할이 충분히 평가되지 못했을 때 언제든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공주도 정비사업은 주민동의를 얻어야 진행할 수 있는데, 안그래도 반대시위를 하는 등 여론이 악화되던 상황이었다"며 "공급을 위해 임명된 장관이 오랜시간 이끌고 가지 못한다면 명분도, 추진 동력도 약해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 LH 사태 이후에는 변 장관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공급 대책의 차질이 예견돼 왔다"며 "안그래도 거부감이 있던 주민들에게는 반대할 명분이 역설적으로 더 커져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이현

김이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