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쿠팡 전선' 본격화…네이버·이마트 동맹, 카카오 이베이 인수?

강혜영 / 2021-03-10 14:38:32
정용진·이해진 올 1월 회동…2500억원 규모 지분 교환 방식 협업 전망
이베이 인수에 카카오 유력 후보 거론…이커머스 3강구도 재편조짐
네이버xCJ대한통운x이마트, 온오프라인 통합에 물류까지 '올라인'
온라인 플랫폼 최강자 네이버와 유통 공룡 이마트가 연합에 나선다. 두 회사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수천억 원대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동맹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증시 상장을 코앞에 둔 쿠팡에 맞서 이커머스 시장의 '반쿠팡 연대'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도 뜨거운 감자다. 유력 후보 중 하나인 카카오가 이베이를 인수하게 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네이버·카카오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 네이버·이마트·이베이·카카오 CI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이마트는 지분 교환 방식을 포함해 제휴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교환 지분 규모는 2500억 원으로 예상되며, 현재 큰 틀에서 합의를 마치고 세부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 측은 "당사는 사업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전략적인 방안들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올해 1월 경기 성남 분당 네이버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네이버 대표를 만났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양측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포괄적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후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일 열린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유통 부분에서의 고민과 어떤 게 가능한지에 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며 "협력 방안이 나온다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회사가 지분 맞교환을 통해 동맹을 맺는다면 이마트는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 유통 부문을 보완하고 네이버는 이마트의 탄탄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거래액 약 4조 원)의 거래액은 지난 1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특수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 점유율(거래액 161조 원)은 4%에 불과하다.

네이버(거래액 26조8000억 원)의 점유율은 16.6%로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크다. 지난해 10월 CJ그룹과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동맹을 맺으며 약점으로 지적받던 배송·물류 부문을 보완하기 시작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쿠팡의 기업가치가 50조 원에서 최대 60조 원 대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재 60조 원 가량인 네이버의 가치가 저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쇼핑 부문은 외형 측면에서 쿠팡과 1위를 다투는 톱2 사업자로서 자체 배송망 부재에 따른 쿠팡 대비 할인을 가정하더라도 네이버쇼핑 평가증은 최소 6조~최대 18조 원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예비 입찰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신세계그룹, MBK 파트너스, 칼라일,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유통 부문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만큼 경쟁자인 카카오가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네·카(쿠팡, 네이버, 카카오)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 달 전 만에도 유통 업계에서 5조 원 수준으로 거론되던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너무 비싸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으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인수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거래액은 20조 원으로, 쿠팡의 21조 7485억 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과 비교해 이베이코리아는 16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인수만 한다면 사업으로 돈이 더 빠져나갈 일은 없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에 '카카오쇼핑' 탭을 신설하는 등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지난 9일 "선물하기·메이커스·쇼핑하기·쇼핑라이브 등을 모아 카카오톡의 4번째 탭 '카카오쇼핑'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커머스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64% 성장했지만 여전히 '선물하기'에서의 거래액 비중이 높다. 카카오가 이베이를 품으면 이커머스 거래 금액 증가뿐 아니라 카카오톡의 광고 단가를 향상시키는 선순환구조가 기대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네이버의 검색광고에서 스마트스토어로 유입되는 커머스 시너지만큼 비즈보드에서 카카오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트래픽 유입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산업 전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성공적인 뉴욕 상장 효과로 이커머스 분야의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면서 "한국의 이커머스 산업이 유일하게 두 자리 성장을 하는 유망한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기존 플레이어들이 짝짓기를 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커머스 시장의 사실상 2위인 네이버가 CJ대한통운, 이마트 등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잡는 '올라인'에 나서고 있다"면서 "카카오는 4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는 등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확정될 경우 단번에 3위로 올라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가 3강 구도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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