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중 변호인 접견 통해 대비…쟁점 많아 장기화 예상
"수년째 진행된 수사·재판으로 삼성측 극도의 긴장·피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또 다른 법정다툼인 '삼성물산 합병 및 바이오 의혹' 관련 재판이 11일 재개된다.
삼성전자의 국내외 반도체 주요 투자결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지만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 재판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은 변호인단과 접촉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의 분식회계 의혹' 재판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는 오는 11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의 두 번째 공판 준비 기일을 연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첫 준비 기일을 가졌으나, 이 부회장 측이 "사건 기록이 방대해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연기 요청을 해 두 번째 기일은 올해 1월로 예정됐었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 재확산과 법원 정기 인사 등을 이유로 재판이 미뤄져 약 5개월 만에 다시 잡혔다.
시세조종·회계조작 등 법 위반 내용 다뤄
검찰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제일모직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의 회계 변경이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기획했다며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관계자 11명을 지난해 9월 기소했다.
합병 당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중요 단계마다 보고받고 승인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부회장 등에게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크게 3가지다.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의해 합법적으로 이뤄졌다"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주가 조작에 해당하는 시세조종 행위부터 회계 조작 여부까지 입증이 쉽지 않은 난해한 쟁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한다.
삼성 '무죄' 받아내지 못하면 신성장동력에 치명상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가 있던 1월 18일 입소한 후 지난달 15일 4주간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격리가 끝나 일반 접견이 가능해졌지만 변호인 접견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접견이 허용돼도 방역 문제로 인해 일주일에 한 차례, 10분으로 면회가 제한되는 까닭에 재판 준비에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분식회계에 관한 혐의가 무죄임을 입증하지 못할 땐 삼성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산업 상장 폐지 등 신(新)성장 동력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며 "수년째 계속된 수사 및 재판에다 이번 재판에서 무죄를 받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삼성 내부의 긴장과 피로감이 극도로 쌓여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12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삼성바이오 상장 폐지 여부를 심사한 결과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같은 해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를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며 19거래일 동안 거래 정지된 바 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 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공판 준비 기일은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부회장이 직접 법정에 나오지는 않을 전망이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