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혁거세'?…팩트 틀린 CIA 월드팩트북

박지은 / 2021-02-16 11:35:14
신라 시조 박혁거세를 Baehyeokgeose(배혁거세)로 표기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해마다 '더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을 낸다. CIA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기관임을 입증하는 근거다.

그런데 팩트북에 팩트만 담긴게 아니다. 오류가 줄줄이 발견된다. 이번에는 신라의 시조이자, 한국 3대 성씨 중 하나인 박씨의 시조 '박혁거세'다. 팩트북은 'Baehyeokgeose'로 소개하고 있다. '배혁거세'로, 박 씨를 배 씨로 바꿔버렸다.

▲ 박혁거세를 '배혁거세'로 표기한 CIA 월드 팩트북. [월드 팩트북 캡처]


지난 4일 개편된 월드 팩트북의 한국(Korea, South) 편에는 한국의 지리, 문화, 사람 등을 보여주는 총 59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이 중 2페이지에는 경주 대릉원 고분 단지 사진이 실려있다.

팩트북은 해당 사진에 대한 설명으로 "한국의 신라 왕조는 거의 1000년(BC 57년 – AD 935년) 동안 지속된 역사상 가장 긴 왕조 중 하나로, 당대 사람들은 고분을 세워 망자를 추모했다. 물론 가장 큰 고분은 왕족을 위한 것이었고, 고대 수도인 경주의 대릉원 고분 단지는 이 놀라운 구조물들 주변을 거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고분 한 곳은 속 안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이 고분들에는 신라를 건국한 '배혁거세 왕(Silla Kingdom, King Baehyeokgeose)'과 아령 왕비(his queen Aryeong), 그리고 신라의 후대 왕 4명 중 3명이 안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썼다. 박혁거세를 '배혁거세'로 알영부인을 '아령부인'으로 잘못 표기한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경주 사진을 설명할 때 신라 개국 시조인 박혁거세를 떼어놓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또 이씨와 김씨와 달리 모든 박씨는 '박혁거세(朴赫居世)'를 유일한 시조로 받들고 있는 단일 시조다. 우리나라의 3대 성씨 중 하나인 박씨는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은 인구를 갖고 있는 성씨이기도 하다. 김씨나 이씨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도 존재하는 반면, 박씨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성씨라고도 할 수 있다.

팩트북의 오류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한국 관련 내용의 일부를 잘못 표기해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반크'는 지난해 5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바다(동해) 이름이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 록스'로 각각 잘못 표기돼 있다고 지적했다. '리앙쿠르 록스'는 1849년 독도를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호에서 따온 이름으로 일본이 한국의 독도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제3국에 홍보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해'와 '리앙쿠르 록스' 오기는 수정되지 않았다.

앞서 UPI뉴스는 팩트북에 담긴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도 정확하지 않으며, 여전히 독도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음을 폭로했다. 팩트북은 북한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과거 IBK 북한경제연구소의 추정치인 600만 명(2018년 12월 기준)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382만1857명(2019년 기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 CIA 월드팩트북의 오류를 풍자하는 포스터. [반크]


수많은 기밀 정보가 오고가는 CIA에서 만든 '월드 팩트북'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오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이를 풍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반크'는 월드 팩트북 표지의 'FACT'라는 영어 철자에서 마지막 'T'자를 손가락으로 빼내는 그림이 담긴 포스터를 SNS에 배포했다. 팩트북이 '팩트'를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팩트북'을 '에러북'으로 바꾼 포스터를 게재하기도 했다.

오류가 끊이지 않으면서 CIA 월드 팩트북은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까지 잔뜩 모아놓은 뚱뚱한 '월드 팻북(World Fatbook)'이라는 비아냥까지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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