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어 '주주참여' 첫 도입 SKT 논란
"실리 추구 20~30대 젊은 직원, 투명 공개 요구" '2018년 연봉의 75% → 2019년 75% → 2020년 20% → 2021년 20%'
SK하이닉스의 최근 4년간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2017년분 이후 2018년분까지 초과이익분배금(PS)을 기본급의 1000%(연봉의 50%)로 책정하고 여기에 특별기여금을 기본급의 500%(연봉의 25%) 얹어 줬다. 2019년분의 경우 PS가 사라지고 대신 특별기여금만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로 받았다. 2020년분에서야 비로소 PS가 부활했지만 받는 돈은 그대로여서 기본급의 400%에 머물렀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성과급 잔치'를 통해 1000%에 이르는 PS를 누렸던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지난해 한 푼도 건지지 못한 PS를 감내하며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세계 대유행) 상황 속 영업실적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연간 영업이익이 20조8438억 원에 달했으나 그 이듬해인 2019년 영업이익은 2조712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7% 급감했다. 한해 사이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작년에는 영업이익 5조126억 원을 거두며 일 년 만에 84.3% 증가했다.
문제는 사측이 지난달 28일 올해 지급할 PS를 기본급의 400%로 제시하면서 불거졌다.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음에도 실적 악화로 힘들었던 전년도 특별기여금 정도에 그쳤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영업이익에서 미래 투자자금과 법인세 등을 포함한 각종 비용을 빼고 자체적으로 계산한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에 기초해 산출된다고 설명했지만, 직원들은 "EVA 산정식이 불투명하다"고 반발했다.
SK, 모호한 EVA 폐지…영업益과 연동키로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은 지난 1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임원들이 참석한 M16 준공식에서 시위를 열었고, 입사 4년차임을 밝힌 한 직원은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사장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적으로 '항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엔 삼성전자 등 경쟁사 경력직 지원 인증 게시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연봉 반납' 선언에도 성과급 불만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중앙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PS 산정 기준을 기존 EVA에서 '영업이익'과 연동하는 방안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성과급(PS) 제도를 개선하고 우리사주와 복지 포인트를 구성원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성과급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한다'는 좋은 뜻으로 시작된 기업 성과급 제도가 '노사 갈등' 이슈로 번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논란이 종결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SK텔레콤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를 넘어 타(他)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사회 공정성에 있어 권리의식이 강한 20~30대 젊은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영향이 크다"며 "배분의 정의에 관한 문제 제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외비란 명분으로 영업기밀 시하고 인사·보상 원칙으로 판단해 그동안 경영진이 일방 통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성과급 기준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LG 등 他 대기업까지 '공정성 시비' 휘말려
SK텔레콤 노조는 최근 전환희 위원장 명의로 박정호 대표이사(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작년 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액 18조6247억 원, 영업이익 1조3493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5.0%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21.8% 늘었다. 같은 날 SK텔레콤은 신청자에 한해 주식으로 성과급을 지불했는데 노조에 따르면 이번에 처음 도입한 '구성원 주주참여 프로그램'을 활용, 지급된 주식으로 예측할 때 올 성과급 삭감이 전망된다.
초과실적성과급(OPI·옛 PS) 지급률이 '연봉의 37%'로 확정된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에선 차별 논쟁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조5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냈는데도 성과급 비율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무선 사업부(50%)나 같은 소비자가전(CE) 부문에 속한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50%) 보다 높지 않다는 것이다. 전사 실적의 절반을 책임진 반도체(DS) 부문 또한 '연봉의 47%'라는 성과급에 볼멘소리가 크다.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불만이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PI 지급률은 12%다. 여타 사업부와 견주면 "너무 적다"는 반응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개인 인사평가 인센티브(PI)를 부여하고 있지만, PI는 올해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한 지붕 아래 있었던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 간에는 서로의 성과급 잠정안(LG화학 300~400%, LG에너지솔루션 245%)을 비교하며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KPI뉴스 / 박일경 기자 ek.par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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