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인권위 직권조사 결과 발표가 마지막 희망"

권라영 / 2021-01-25 15:01:24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 되길 원해"
인권위 전원위원회서 직권조사 결과 보고 심의 중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발표를 앞두고 "저의 마지막 희망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과 발표"라면서 "정의로운 판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 관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성폭력 사건 인권위원회는 정의로운 권고를!'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정병혁 기자]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은 25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피해자의 발언이 대독됐다.

피해자는 "6개월이 넘도록 신상털이와 마녀사냥은 날마다 더욱 심해졌다. 이제는 그 일들을 견뎌낼 힘이 얼마 남은 것 같지 않다"면서 "잘못한 것이 없는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해 주어진 자리에서 살아보려고 했던 제가 왜 이렇게 숨어서 숨죽이고 살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일하던 동료가 고통과 아픔을 겪을 때 적어도 4년의 시간을 함께한 동료들과 절대적인 인사권자였던 시장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는 정황을 지켜보며 매우 괴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의 보호와 인권을 강조해오던 그들은 정작 중요한 순간에 본인들의 지위와 그를 통해 누려온 것들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는 "이제 아닌 것은 아닌 것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되기를 원한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용서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면서 "모두가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우리 사회가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과 상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인권위를 향해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으로부터 저의 침해받은 인권에 대해 확인을 받는 것이 이 혼란 중에 가해지는 잔인한 2차 가해 속에서 피 말라가는 저의 심신을 소생시킬 첫걸음일 것"이라면서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사실확인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살리기 위한 사실확인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혼란을 잠재워달라"고 부탁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작년 7월 피해자와 피해자지원단체는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구성하고자 했던 서울시 진상규명조사단을 통해서가 아닌 인권위에 진상조사를 통한 규명방식을 택했다"면서 "이는 인권위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 사건을 사실이 아닌 일로 둔갑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끊어내기 위해 인권위의 직권조사 발표는 공식 조사의 마지막 희망"이라면서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위력성폭력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전원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보고 의결을 논의하고 있다. 안건이 의결되면 직권조사 결과는 이날 발표될 전망이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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