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집값 전망…전문가 5명 "오른다" vs 2명 "떨어진다"

김이현 / 2020-12-29 18:44:49
유동성·저금리 기조 영향…공급물량 여전히 부족해 오를 것
"세금증가·대출규제로 투자수요 감소…매물 늘것" 하락 전망
전셋값 상승엔 전문가 이견 없어…"이중 가격 현상 나타날 것"
2020년 부동산 시장은 여러 기관의 전망과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건설산업연구원, 주택산업연구원뿐 아니라 한국부동산원(한국감정원)까지 하락 내지 보합세를 점쳤지만, 집값은 폭등했다. 세제 강화, 규제지역 지정 등 잇단 대책이 나올 때면 잠시 숨고르기를 하다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전셋값이 매맷값마저 밀어올렸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 같은 양상이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시장에 유동성 자금은 계속 넘쳐날 것이라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게다가 누적된 공급 부족은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내년 입주 물량도 줄어든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세부담 증가와 대출규제로 투기수요가 이미 일부 꺾였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강화 효과가 본격 현실화하는 2021년 6월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풀었던 '돈'이 회수되고 금리가 오름세로 전환된다면 집값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정병혁 기자]

"저금리⋅유동성 문제 해결 안돼" vs "매물 쌓일 것"

많은 전문가들은 "2021년에도 집값 하락 요인이 거의 없다"고 평가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 쪽으로 쏠린 군중심리가 가장 핵심"이라며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시그널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겠다고 하지만, 현 시점에서 먹혀들지도 않고 뒤집을 방법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가장 근본적 원인인 저금리와 유동성이 해결 안 됐는데 아파트 공급은 3년~5년 걸리고, 단기 공급 주택은 시장에서 원하는 물량이 아니다"라며 "여기에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까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값이 떨어질 수 있는 논리는 딱 하나다. 거품이 끼어 있으니까 언젠가 떨어질 거고 그 시점이 내년일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갑자기 확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운 금액까지 온 게 맞고, 더 오르면 어떡하냐는 느낌은 들지만 당장 공급이 어렵다"며 "시중금리는 오르고 있는데, 정책금리가 움직이지 않는 만큼 감내 가능한 금리인상 같다. 내년에도 강보합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매물이 늘어나면서 하락세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수석연구위원은 "대출이 안 되고 취득세가 강화되면서 투자수요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내년 6월부터 양도세와 종부세가 오른다.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고, 집값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도 "올해까진 영끌을 통해서 대출이 가능했던 수요자도 있었고 매물 잠김현상으로 상승폭이 컸지만, 내년에는 종부세 부담을 느낀 법인이나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대출이 사실상 막힌 거나 다름없는데, 매수세는 꺾이면서 매물이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시장 불안' 전망엔 이견 없어

전세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상승세를 유도했던 변수들이 내년에 조금 더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며 "저금리, 입주 물량 감소, 넘치는 유동성 자산 등 전세가격에 불을 지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뛰어넘는 상승폭을 보였던 건 금융위기 때 말고는 2001년이나 2013년~2015년 사이였다"며 "이후 전세가가 매매가와 좁혀지면서 매매로 갈아타는 수요가 상당수 누적됐는데, 내년엔 더 안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내년 통화량 증가 속도가 올해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세가율 상승과 함께 임대차 3법 적용 여부에 따른 동일 지역 내 이중 가격이 형성되고, 호가 거래에 의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은평구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정병혁 기자]

"추가 규제책 없어… 양도세 인하 시 매물 나올 수도"

추가로 나올 부동산 대책으로는 신규 공급보다 시장 매물 증가 방안을 언급했다. 최황수 교수는 "정부가 혹시 부동산 거래 비용을 감면해주는 정책을 전격적으로 시행한다면 집값이 약간 조정받을 순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기조로선 어렵긴 하지만, 양도세 인하 같은 이벤트가 있으면 물건이 어느 정도 쌓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연구원은 "세금 관련 규제는 공시가격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 6월을 기점으로 인상되고, 보유세 등이 가만히 놔둬도 앞으로 쭉 오른다"며 "손댈 건 더 없어 보이는데, 대출 규제 부분에 있어서 초고가 아파트는 아예 대출이 안 된다. 이 부분을 밑단까지 끌어내릴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소장은 "공급이라는 건 단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정책과 중장기적으로 나올 수 있는 정책이 있다"며 "단기로 나오는 건 신축으론 불가능하고, 시장에 있는 매물을 나올 수 있게끔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인접 지역서 '키 맞추기' 지속"

집값 과열 지역으로는 서울과 인접한 곳이 꼽혔다. 윤지해 연구원은 "올해 서울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집값이 다 뛰면서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물건이 생각보다 없다"며 "수도권 외곽이지만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 고양, 파주 등 상대적으로 싼 지역에서 가격을 따라가는 '키 맞추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대표는 "대출 규제로 인해 가격에 맞춘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외에 서울 외곽 지역, 그리고 1, 2기 신도시를 포함한 서울 인접 수도권이 과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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