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용적률 상향" …개발이익 환수·투기차단이 관건
전문가들 "공공 역할 강조로는 한계…민간참여 전제돼야"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은 29일 취임식에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내년 설 명절 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일성으로 현재의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천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건 동의하지만, 기존처럼 '공공'의 역할만 강조해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론과 실무 겸비" 평가…공급 확대에 방점
변 장관의 최우선 과제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다. 전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목표도 시장 안정화였지만, 결국 집값 문제에 대해 사과하고 장관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수도권은 매매와 전세 가릴 것 없이 상승세를 보이는 데다 전국 주요지역에서도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변 장관의 주택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변 장관은 인사청문회 전 이례적으로 언론과의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다양한 주택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표적으로 △도심 역세권 고밀도 개발 △공공주도 정비사업 △3기 신도시에 환매조건부 주택 도입 △도시재생지역 개발 △고품질 주택공급을 통한 지방 균형발전 등이다. 지난 23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도 지하철 역세권 고밀개발, 준공업지역 개발 등 공급을 강조했다.
가령 서울 도심 내 역세권의 범위를 500m로 확대하고, 용적률을 300% 이상으로 확대하는 식이다. 현재 역세권은 승강장을 중심으로 반경 250m 이내의 범위로 정의하고 있다. 이를 500m로 늘려 더 많은 면적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다가구·다세대로 돼 있는 3300만평 규모의 서울시 저층 주거지를 중층 고밀주택으로 개발해 충분한 공급 물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개발이익 환수 기조 유지…"투기차단 가장 중요"
여기엔 전제가 있다. '개발이익 환수'다. 정부가 그간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에는 3기 신도시 등 신규 공급, 추가 부지 확보뿐 아니라 규제 완화가 있다. 규제 완화는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완화하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50~70%를 기부채납하고, 기대수익률을 기준으로 90% 이상을 환수한다.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재개발 사업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되 과도한 이익이나 투기 수요를 막겠다는 취지지만, 민간의 참여 동기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참여도에 따라 정책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변 장관은 "단순히 주택공급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거나 용적률을 높이는 경우 집값이 급등할 우려가 있다"며 "공공이 참여해 개발과정을 주도하고, 개발이익은 토지주, 지역공동체, 세입자 등에게 적정 배분·공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현 기조 유지 방침을 설명했다. 이어 "공급방안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발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투기수요 유입과 시장자극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간협력 전제 돼야…유기적 정책 필요"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고밀 재건축은 사업에 호재이긴 하지만 초과이익환수제나 실거주 의무 부여 등 규제가 이미 적용되는 상황"이라며 "공공이 전면에 나서서 이익을 환수하겠다고 못 박는 것보단 민간과의 이견 조율을 통해 사업 속도를 올려야 정부가 목표로 한 공급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사업실행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주택공급 분야에선 민간협력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또 매매 시장과 임대 시장이 연계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공급, 전세물량식의 주제별 정책이 아닌 유기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장관 취임 시 최우선 과제는 역세권, 유휴 부지와 준공업지역 부지 등 활용 가능한 자원들에서 어느 정도 물량이 나올지 공급 시그널을 주는 것"이라며 "30·40세대에게 서울 아파트가 희소하지 않단 심리적인 안정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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