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식품원료 아닌데 버젓이 판매되는 이유

권라영 / 2020-11-05 18:08:35
반려인연대 "식약처 식품공전에 개고기 없어"
식약처 "관행적 식용 금지 현실적으로 어려워"
개고기 식용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감자'다. 펫인구가 늘면서 개를 '가족'으로 인식하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한 편에서는 여전히 '보양식'이라며 개고기를 먹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개고기는 식품원료가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섭취를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려인들이 정부에 개고기 섭취를 금지하라고 다시금 촉구하고 나섰다. 식약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1500만 반려인 연대 관계자가 반려견과 함께 시위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반려인 연대 "개고기, 식품공전에 실려있지 않아"


'1500만 반려인 연대'는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적으로 개 사체가 유통되고 판매되는 것을 아무런 단속이나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식약처의 명백한 직무유기를 고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가 식품이 아니라는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공하는 식품공전에 개고기가 실려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식약처장은 식품위생법 제14조에 따라 식품의 기준과 규격이 담긴 식품공전을 작성·보급해야 한다.

연대는 "식품공전의 식품원료에 들어가 있지 않은 개고기를 가공하고, 조리하고, 그것을 판매하고 있는 부분은 엄연히 대한민국 정부에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그 많은 개들이 도살되고 가공돼서 조리돼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약처나 식약청에서는 단 한 번도 단속이나 점검을 한 사실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불법으로 먹고 있는 음식에 대해서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 지난 4일 서울 양천구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1500만 반려인 연대가 개와 고양이를 도살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권라영 기자]

식약처 "식품원료 아니지만 법으로 금지 어려워"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5일 UPI뉴스에 "개고기를 식품의 원료로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우리나라 식습관상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개고기를 섭취했다. 상반된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돼 있어서 국민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개 식용에 대해서는 "법으로 금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개고기를 조리·판매하는 음식점 영업자는 위생적으로 취급할 의무가 있고, 그렇지 않는다면 법령상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 식용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에는 관련 청와대 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정부는 답변에서 개 사육 현황에 대해 법적 테두리 밖에 있다고 보면서 "음식점 위생상태 등에 대해서만 식약처에서 관리와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사회적 인식의 변화, 국제적 추세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그 추세에 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대책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논의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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