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중지하고 원인 규명 먼저" 목소리도 21일 오후까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닷새 만에 9명까지 늘어나는 등 접종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접종 중단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데 대해 찬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료 당국이 국가예방접종사업(무료접종)의 책임 문제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앞장선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독감의 위험성만 부각하고 정작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입장을 너무 두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이어지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오후 4시 20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백신접종 중단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정 총장은 "논의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접종을 중단하지 않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질병청의 결정은 그동안 의사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기존 의료계의 입장만을 고려한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이어지는데도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크게 변화가 없다.
지영미 서울대의대 글로벌감염센터 자문위원은 "독감 백신은 당연히 맞아야 한다. 백신을 맞지 않아 발생하는 사망 사례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다"고 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어떤 약이든 백신이든 100% 안전한 것은 없지만 독감 백신은 70년 넘게 쓰여왔다. 접종 후 사망 케이스가 그렇게 많았다면 지금까지 쓸 수 없었을 것"이란 소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부작용 사례가 분명한데도 인과관계 규명이나 안정성을 확보하지 않은 채 접종을 계속한다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란 책을 번역한 백신전문가 오경석 의사는 "학교 식당에 1000개의 물컵이 있는데 그 중 한 컵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독극물이 들어 있다면 어떤 부모가 자기 아이에게 아무 컵이나 마시게 할까. 물컵을 백신으로 바꿔 읽어보라"며 백신의 부작용에 무감각한 의료계를 꼬집었다.
독감에 대한 과도한 공포심을 조장해 면역력이 취약한 노령층 등이 예방백신을 필요 이상으로 접종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기능의학 전문의인 조한경 의사는 그의 저서 <환자 혁명>에서 "미국질병통제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감기나 독감 증상을 보이는 사람 중에서 바이러스에 의한 경우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한다.
그는 "전염병에 감염되고 안 되고는 개인의 면역력 차이다. 백신을 맞았는가 안 맞았는가의 여부보다 영양, 수면, 스트레스, 위생이 가장 큰 작용을 한다"고 주장했다. 즉, 백신의 접종 여부가 곧 감염을 예방하는 척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C) 이사회가 모든 학생과 교직원에게 독감백신 접종을 의무화하자 의사단체인 PIC에서 지난 9월 말 서한을 보내 의무접종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다. 독감백신접종이 독감 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없고 백신 실패율이 65%에 달한다는 CDC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댔다.
경기도 지역에서 자연치유 요법으로 치료를 하고 있는 기능의학 전문의 A씨는 "우리나라는 백신에 대한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백신의 부작용 문제를 제기하면 벌떼처럼 공격을 하는 의료계 전체주의가 판치고 있다"며 "이번 백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예방접종 전반에 관한 의료계의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어 "이렇게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이어진 것은 누가 봐도 백신 쇼크사로 봐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라면서 "접종 일시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의료당국의 강심장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이원영 기자 lw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