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에 현금 숨긴 강남 변호사…뒷덜미 잡힌 고액체납자 812명

김이현 / 2020-10-05 14:42:41
빅데이터 분석 통해 재산 편법이전·해외유출 등 추적 #1 변호사 A 씨는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두고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았다. 수입을 줄여 신고했고, 집안에 금과 현금 등을 보관했다. 주소지에 거주하지 않고 경기 분당의 88평 주상복합아파트에 월세로 살고,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녔다. 국세청은 금융조회 및 미행조사를 통해 실거주지를 알아냈고, A 씨의 사무실 서재와 금고에서 순금과 일본 골프장 회원권, 명품 시계·핸드백 등 2억 원 가량을 압류해 공매를 진행하고 있다.

# B 씨는 부동산 양도 후 양도대금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본인의 다른 부동산도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등 재산을 은닉했다. B 씨 세대 전원은 시골 고향 집으로 전입했으나 실제로는 배우자 명의로 월세 계약한 서울 고가 아파트에 거주했다. 국세청은 금융조회를 활용한 추적조사 결과 체납자가 양도대금 4억 원을 41회에 걸쳐 배우자에게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고, 실거주지 수색을 통해 현금 1억 원 등 체납액 5억 원을 전액 징수했다. 

▲ 변호사 A 씨 재산은닉 적발 사례.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재산을 편법으로 이전하거나 재산을 숨긴 혐의가 있는 악의적 고액체납자들에 대해 추적조사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체납자 미행과 실제 거주지 수색은 물론 친인척 금융 조회도 실시해 체납자와 조력자 모두 형사 고발하기로 했다.

이번에 국세청의 추적조사 대상에 오른 사람은 총 812명으로, △재산을 편법으로 이전해 숨긴 597명 △본인 사업을 폐업하고 타인 명의로 사업한 128명 △타인 명의로 송금해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는 등 외환거래로 재산을 숨긴 87명 등이다. 국세청은 빅데이터 분석, 체납자 은닉재산 신고 등을 바탕으로 추적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추적조사 대상 사례를 보면, A 씨와 같이 수익 금액을 은닉하면서 세금을 내지 않거나, 체납 처분을 회피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양도대금 및 부동산을 증여해 재산을 숨기거나, 국내 재산을 해외로 유출하는 등 방식이 포함됐다.

국세청은 올 1월부터 8월까지 악의적인 고액체납자에 대해 강도 높은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1조5055억 원을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사해행위 취소소송 449건을 제기하고, 체납처분 면탈범으로 290명을 고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체납자 은닉 재산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 홈페이지와 관내 세무서 게시판에는 체납자 명단을 공개하는데, 이들의 은닉 재산을 국세청 홈페이지나 국세상담센터(126)에 신고하면 최대 20억 원을 받을 수 있다.

정철우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재산을 숨기고 호화롭게 살면서도 납세의무를 회피하는 악의적 체납행위는 대다수의 성실납세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야기해 건전한 납세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납세의무를 회피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에 대해서는 체납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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