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北 피격 충격적…어떤 이유로도 용납 안 돼"

김이현 / 2020-09-24 18:59:45
공무원 A 씨, 북한군 총에 숨지고 시신까지 불태워져
"북측, 책임있는 조치 취해야…군 경계태세 강화"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공무원이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것과 관련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결과와 정부의 대책을 보고 받고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 국민 생명과 안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앞서 청와대 NSC도 이날 "북한군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고 저항 의사도 없는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한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서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A(47) 씨는 지난 22일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북측은 구명조끼를 입고 표류 중이던 A 씨에 접근해 월북 경위 등의 진술을 들은 뒤 무참하게 사살한 뒤 시신을 불태웠다.

군 당국의 설명을 재구성하면 A 씨 실종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 21일 낮 12시 50분쯤. A 씨는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었는데 동료들은 같은 날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당직 근무를 섰던 A 씨가 점심 식사 자리에 나타나지 않아 선내 수색에 나섰고 실종 사실을 알게 됐다.

수색에 나선 군 당국이 A 씨의 흔적을 찾은 건 실종 다음날. 군 당국은 22일 오후 3시 30분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3∼4㎞ 떨어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A 씨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인지했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군 관계자는 "북측이 구명조끼를 입은 상태에서 한 명 정도 탈 수 있는 부유물에 올라탄 기진맥진한 상태의 실종자를 최초 발견한 정황을 입수했다"고 말했다. 북측은 A 씨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 관계자는 "오후 4시 40분께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실종자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경위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같은 날 오후 9시 40분께 바다 위에서 A 씨를 총살했다. 이어 오후 10시께 방독면을 쓰고 방호복을 입은 북한군이 시신에 접근해 기름을 붓고 불태운 정황이 군 당국에 포착됐다. 군은 시긴트(신호정보)를 통해 이런 정황을 인지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설마 그런 만행을 저지를 줄 몰랐다. 국경지대에서 무단 접근하는 인원에 무조건 사격하는 반인륜적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34시간여 만에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지고, 시신까지 불에 타버렸다.

군은 A 씨가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본다. 구명조끼를 착용했고, 선박에서 이탈할 때 자신의 신발을 선박에 벗어놨다는 것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A 씨가 해류 방향을 잘 알고 있고 해상에서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도 근거다. 군 관계자는 "(월북 경위에 대해서는)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이현 기자 ky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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