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3상 안 거친 러시아 백신…"안전성·효과 모른다"

권라영 / 2020-08-12 13:41:32
美보건복지부 장관 "백신 개발, '1등'이 중요한 게 아냐"
WHO, 사전 적격성 심사 논의…"엄격한 검토·평가할 것"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등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딸도 임상 시험에 참여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아직 3상 임상시험이 진행되지 않아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러시아가 내놓은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AP 뉴시스]

11일(현지시간) 스콧 고틀립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백신을) 맞지 않겠다"면서 "아직 임상시험 단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틀립 전 국장은 "그들(러시아)은 완전히 승인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 시점에서 그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도 ABC와 인터뷰에서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면서 "미국인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투명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면서 "그것은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임상 3상 결과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에이자 장관에 따르면 미국에서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은 총 6개로, 그 가운데 2개가 임상 3상 진행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러시아가 백신이 실제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했으면 한다"면서 "나는 그들이 이를 입증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독일 보건부는 "러시아 백신의 품질과 효능, 안전성에 대해 알려진 자료가 없다"면서 "환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러시아 백신에 대해 이처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는 아직 임상 3상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물은 통상적으로 임상 3상까지 모두 마친 뒤 생산에 들어간다.

그러나 이 백신은 지난달 중순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이후 진행된 임상 2상에 대해서는 상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백신 등록 이후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러시아 외부의 부정적인 반응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러시아 백신에 대한 조직적이고 신중하게 준비된 정보 공격이 약품 개발과 관련한 러시아의 접근법에 대해 불신을 키우고 정확성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러시아 백신의 사전 자격 인정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타릭 야사레비치 WHO 대변인은 "어떤 백신이든 사전 적격성 심사에는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모든 필수 자료의 엄격한 검토와 평가가 포함된다"면서 "절차를 가속하는 것이 곧 안전성과 타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러시아에서 개발했다고 발표한 백신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들이 확보돼야 국내에 도입해서 접종할지 기초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러한 자료들이 확보되면 질병관리본부, 식약처 등과 함께 검토해서 향후에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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