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전 답안을 알고 휴대전화 저장" 서울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에게 정기고사 답안을 미리 받아 시험에 응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쌍둥이 자매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12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현모 양 등 쌍둥이 자매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송 판사는 또 이들에게 사회봉사 240시간을 명령했다.
송 판사는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아버지가 빼돌린 정답을 외워 시험을 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시험 전부터 답안을 알고 휴대전화에 저장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모범답안이 공지돼 있어 굳이 포스트잇 메모로 남길 이유가 없는 점, 과목 이름도 없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은 글씨로 정답만 적어놓은 점 등으로 보면 유출된 정답을 외워놓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죄질이 나쁘고 반성하는 태도도 없다"면서도 "범행 당시 만 15세 소년이었고 부친이 형사사건에서 무거운 형벌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리고 자매는 숙명여고에서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런 사정을 모두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쌍둥이 자매에게 각각 장기 3년과 단기 2년의 징역형을 구형한 바 있다.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소년법에 따라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1년 6개월 동안 치른 5차례의 정기고사에서 지속해서 이뤄진 범행을 직접 실행했고 성적 상승의 수혜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의 중형이 확정된 후에도 피고인들이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고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실력으로 이룬 정당한 성적인데도 음모의 희생양이 됐다며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검찰은 "피고인들과 아버지는 친구들과 학부모들의 피와 땀을 한순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며 "이 사건으로 학교 성적의 투명성에 불신이 퍼져 입시정책을 뒤흔들었고, 수시를 폐지하라는 국민청원이 제기될 만큼 사회의 이목이 쏠렸다"고 강조했다.
쌍둥이 자매는 2017년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2018년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까지 총 5차례 교내 정기고사에서 아버지 현 씨가 시험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알아낸 답안을 받아 시험에 응시해 성적평가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
1학년 1학기 때 각각 문과 121등, 이과 59등이던 쌍둥이 자매는 2학기엔 문과 5등, 이과 2등으로 성적이 크게 올랐다. 2학년 1학기엔 문과와 이과에서 각각 1등을 차지하는 급격한 성적 상승을 보여 문제유출 의혹 대상이 됐다.
두 딸보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아버지 현 씨는 업무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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