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일기장 추가 공개…"원수는 두명 이상이다"

남궁소정 / 2020-07-22 11:31:10
폭행 부인하던 김도환 선수 잘못 인정…"죄송"
"김규봉·안주현·장윤정 선수 폭행 봤다" 폭로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고(故) 최숙현 선수를 괴롭힌 선수들이 추가로 공개됐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최숙현 선수가 생전에 쓴 일기를 최초로 공개했다.

▲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이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공개한 최 선수의 일기장 내용 [뉴시스]

이 의원이 공개한 일기에는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있었다. 최 선수는 2019년 3월 6일이라고 쓰여진 용지 위에 "원수는 두 명 이상인데 경주시청 선수들이요"라며 5명의 이름을 적었다.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김정기(김도환 선수의 개명 전 이름)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두 명의 이름을 썼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기억에서도"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공개한 두 번째 일기에는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 있었다. 2019년 2월 19일 용지에 적힌 이 질문에 최 선수는 "이 질문은 백번 해도 똑같은 답이지"라며 앞서 언급한 5명의 이름을 썼다. 그러면서 "이모 선수는 조금 바뀐 것 같기도"라고 했다.

이 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해자 외에 추가 가해자가 더 드러났다"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에서 감독이 선수를, 선배가 후배를 폭행한 점이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도환 선수를 향해 '최 선수 다이어리에 왜 본인의 개명 전 이름인 김정기와 김규봉 감독, 장윤정 선수의 이름이 적혀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김 선수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 김도환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던 김 선수는 이날 자신의 폭행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 선수는 "(6일에는) 오랫동안 함께 지낸 (김규봉) 감독의 잘못을 들추기가 싫었고, 내 잘못을 드러내고 싶지도 않았다"며 "정말 죄송하다. 지금 이 말은 진심이다. 다른 말은 유족을 직접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 감독, '팀닥터' 안주현 운동처방사, 장윤정 선수가)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 폭언을 한 걸 본 적이 있다"고 다른 가해 혐의자들의 가혹행위도 증언했다.

김 선수는 자신이 폭행당하거나, 금전을 편취당한 사실도 폭로했다. 그는 "나는 중학생 때부터 김규봉 감독에게 폭행당했다. 담배를 피우다 걸려, 야구 방망이로 100대를 맞기도 했다"며 "안주현 처방사에게 나도 매달 80만∼100만 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최 선수를 직접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에) 육상 훈련 중에 최 선수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가격했다"고 했다.

폭행을 얼마나 자주 했냐는 질문에 "명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주는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때린 거 같다"며 "둔기 같은 걸로는 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 감독과 안 처방사, 장 선수, 김 선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김 선수만 자리했다.

KPI뉴스 / 남궁소정 기자 ngs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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