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만시지탄이나, 국민의 바람 부합하는 결정"
법조계 "진퇴양난 尹, 秋 우회로 차단에 선택지 없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마찰을 빚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수사지휘를 사실상 수용했다.
추 장관이 최후통첩으로 제시한 9일 오전 10시를 약 한 시간 가량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법무부는 늦었지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검언유착 수사를 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입장문을 내고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이라며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 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행사할 수 있던 지휘·감독권은 이미 상실됐다(형성적 처분)는 말이다.
대검은 "결과적으로 법무부장관 처분에 따라 이 같은 상태가 발생했기 때문에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지고 자체 수사하게 된 상황"이라며 "이런 내용을 오늘 오전 서울중앙지검에도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총장은 지난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 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검은 전날(8일) 윤 총장이 제안했던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는 법무부가 제안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오후 6시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포함한 독립적인 수사본부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맡게 하고 자신은 지휘·감독을 하지 않는 방안을 추 장관에게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총장의 건의 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다"며 윤 총장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법무부도 입장을 내고 "만시지탄(晩時之歎, 때늦은 한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에이(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의 요청으로 건의를 하게 됐다는 대검의 설명에 대해서는 "대검 쪽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했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고,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쪽에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윤 총장이 수사지휘를 받아들인 배경은 추 장관의 최후통첩으로 인해 사실상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에서 모든 선택지가 사실상 막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사장 회의에서 제기된 특임검사는 물론, 전날 제시한 서울고검에 특별수사팀을 꾸리겠다는 윤 총장의 제안을 추 장관이 단칼에 잘라 버려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수사지휘를 거부하는 선택을 할 경우 추 장관이 항명을 이유로 감찰에 나설 것이 불 보듯 한 상황에서 윤 총장이 사퇴를 하지 않는 한 지휘권을 거부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일각의 분석이다.
재경지검 출신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은 추 장관이 정해놓은 마지노선까지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여러 우회방안을 시도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며 "윤 총장 입장에선 항명을 하거나, 사퇴를 하지 않는 한 이를 거부할 명분이 다 사라진 것으로 수사지휘 수용 외엔 탈출구 자체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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