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 기각…"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주영민 / 2020-06-09 07:37:34
검찰 "기각 결정 아쉽다, 향후 수사 만전"
삼성 "그나마 경영 집중 여건 만들어져 다행"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재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 대기하던 이 부회장은 곧바로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오전 2시경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최지성(69)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전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됐다.

원정숙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9일 오전 2시쯤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서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 부회장 등 3명에게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부정거래, 주식회사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 등은 2015년 5월 이사회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결의 이후 호재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띄워 제일모직 주가를 부양하는 등 합병 전후 두 회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해 연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 원대 회계사기 혐의 역시 모회사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려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된 합병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본다.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이 불법 행위를 통해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도출함으로써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와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도모한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혀 검찰 입장에서는 이번 수사의 정당성은 확보한 셈이 됐다.

검찰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입장을 내고 "이번 사안의 중대성, 지금까지 확보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법원의 기각 결정을 아쉽게 받아들인다"며 "영장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향후 수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번 영장 기각을 통해 그나마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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