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원 단독으로 밀어붙일 가능성 ↑…협상정신 발휘해야
21대 국회 임기가 지난달 30일 시작됐다. 하지만 원 구성을 두고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면서 매번 '지각 개원'했던 국회가 이번엔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 현재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차기 국회 원 구성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177석 거대 여당이 책임 정치를 하기 위해 법사위를 포함해 주요 상임위를 여당 몫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통합당은 견제 역할을 위해 법제사법위원회 권한을 유지한 채로 야당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자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는 압박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법에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결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 협치로 둔갑하고 흥정하는 게 정치인양 포장되던 잘못된 관행은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정치 근본을 다시 세운다는 비장한 각오로 법이 정한 날짜에 반드시 국회를 열겠다"며 "통합당이 다시 잘못된 관행에 매달리지 말고 조건 없이 동참하길 바란다. 통합당에 붙어있는 '변화 그 이상의 변화'가 구호가 아닌 행동이 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면 같은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 개원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자기들 편한 것만 내세워서 '개원은 법대로 지키자'라고 하는데 저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법대로'를 외치지 않은 독재 정권이 없다. 자기들 편리한 법을 만들어놓고 그 부분을 멋대로 해석하면서 독재를 해왔다"며 "히틀러의 나치 정권도 법치주의를 외치며 독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5일에 통합당의 동의 없이 국회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고 이후 상임위 구성이나 추경 처리 등 모든 것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우리 당의 협조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법 5조 3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임시회는 의원 임기 개시 후 7일에 열린다. 여당은 이 조항에 따라 30일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를 '법대로' 6월5일에 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장단 선출은 첫 임시회 때 이뤄지게 된다. 또한 상임위원은 첫 임시회 집회일로부터 2일 이내에 선임돼야 하고, 상임위원장은 최초 집회일로부터 3일 이내에 선출돼야 한다.
역대 국회를 되돌아보면 국회의 지각 개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987년 현행 헌법 개정 이후인 13대부터 매번 늑장 개원을 되풀이 해왔다. 헌정사상 첫 여소야대로 구성된 13대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직 배분을 원내 교섭단체간 협상을 통해 정하는 제도가 부활했기 때문이다.
13대 국회에서 20대 국회까지를 보면 원구성에는 임기 시작 이후 평균 41.4일(전반기만 47.5일)이 걸렸다. 가장 개원이 늦었던 때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실시를 놓고 여야가 대치한 14대 국회로, 125일이나 지체됐다.
2000년대 이후로 한정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혼란스러웠던 18대의 경우 무려 3달 가까이를 허비한 끝에 지난 2008년 8월 26일에야 원구성에 성공했다. 19대도 40일이 소요됐으며, 20대는 14일이 걸렸다.
21대 국회도 여야가 초반 기싸움으로 원구성에 난항을 겪으면서 법정 시한 내 개원은 어렵거나 하더라도 파행할 공산이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여당이 개원을 단독으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오는 5일 1차 본회의가 예정됐으며, 국회 사무총장이 집회요구서를 접수한 상태다. 의장·부의장 선거와 개원식, 국회의원 선서, 개원사 등의 행사를 준비 중이다.
다만 여당으로서 단독 개원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데는 부담이 있는 만큼 막판 협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합당을 제외한 열린민주당·국민의당 등과 협의해 국회를 열 수 있고 앞으로 논의할 예정"이라며 "일단 2일에 소집요구서를 제출해놓고 협상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나홀로 국회를 할까 우려된다"면서도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양당 모두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타결 가능성을 남겼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3차 추경안 심사 등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입법 과제가 쌓여 있어 초당적 협력이 절실하다"면서 "여당이 힘으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여야가 협상 정신과 양보를 통해 기한내에 개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광호 기자 kh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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