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비대면 전화 진찰 뒤 처방전 발급 위법"

주영민 / 2020-05-25 11:21:15
"환자 상태 토대 진찰 이루졌다 볼 수 없어" 의사가 대면 진찰 없이 전화로만 처방전을 발급했다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 대법원 자료사진.[정병혁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제대로 된 진료 없이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혐의(의료법 위반)로 기소된 의사 A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고 25일 밝혔다.

대법원은 "전화 통화만으로 진찰하려면 최소한 그 이전에 환자를 대면 진찰해 환자의 특성과 상태를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며 "피고인은 전화 통화 이전에 B 씨를 대면해 진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신뢰할 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특정 진단이나 처방 등을 내릴 수 있는 정도의 행위가 있어야 '진찰'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원심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서울에서 한 의원을 운영하던 A 씨는 2011년 2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환자 B 씨를 직접 만나지 않은 채 전화 통화만으로 비만 치료제인 플루틴캡슐 등 전문의약품을 처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의료법은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니면 처방전을 교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서다.

1심 재판부는 B 씨의 병원비 결제 내역이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대면 진료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해 A 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비록 의사가 환자와 대면하지 않았다고 해도 전화로 충분한 진찰이 있었다면 전화 처방이 가능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의료법은 진찰 방식을 규제하지 않으니 전화 통화도 진찰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판결은 상고심에서 다시 뒤집혔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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