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폭행 뒤 성희롱 추가 징계···이중 징계 아냐"

주영민 / 2020-04-24 11:28:50
"기간 지났다고 제재 필요성 소멸 안 돼" 폭행과 성희롱 사건에 대해 회사가 폭행에 해당하는 징계만 내렸다면 이후 성희롱에 대해 추가로 징계하더라도 '이중 징계'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자료사진 [정병혁 기자]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한 방송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징계라는 판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방송사)에는 취업규칙 등에 징계 시효 규정이 없고, 비위행위 후 상당 기간이 지났다는 사정만으로 제재의 필요성이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 없다"며 "업무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A 씨가 처음 본 B 씨를 상대로 격려하거나 잘해보자는 의미로 신체접촉을 하는 것이 사회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춰 허용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방송사 소속으로 외주제작사를 관리하던 프로듀서 A 씨는 지난 2008년2월 외주제작사 작가 B 씨 등을 데리고 회식을 했다.

이후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B 씨 명의로 "회식 당시 노래방에서 A 씨가 블루스를 추자며 신체 접촉을 했고, 이를 회피하자 마이크로 머리를 내려쳤다"는 글이 올라왔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A 씨를 징계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B 씨가 성희롱 주장을 번복했다는 이유로 폭행 사실만 인정해 근신 15일에 처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8년 2월 B 씨는 인터넷 게시판에 "A 씨가 당시 성희롱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B 씨는 당시 성희롱 피해 사실을 번복한 적 없으며 A 씨가 감봉 처분을 받은 줄 알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방송사는 이에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재조사를 벌여 A 씨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 씨가 불복해 낸 구제신청에서 노동당국은 "이중징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원은 회사가 불복해 낸 소송에서 이 판단을 뒤집었다.

KPI뉴스 / 주영민 기자 cy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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