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이버멕틴, 코로나 치료?…당국 "안전성 입증 안돼"

김지원 / 2020-04-07 09:39:36
정은경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죽인다는 해외 연구 결과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국내 방역당국은 "안전성과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지난 3월 9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정은경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이버멕틴이 48시간 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사멸시킨다는 호주 모내시대학의 세포 배양 실험 결과에 대해 "약제에 대한 연구단계의 제언이지 임상에 검증된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유효성이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 본부장은 "해당 논문을 검토했지만 이버멕틴을 사람에게 투여해 효과를 검증한 게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며 "정확한 용량,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고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도 "일반적으로 구충제의 경우 흡수율이 낮으므로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식약처도 (이와 관련한 치료제)개발 현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구충제는 흡수율이 낮기 때문에 치료제로 개발되려면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이버멕틴 성분이 함유된 구충제가 허가돼 있지 않고, 수출용만 1개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아울러 이버멕틴 성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겠다며 임상시험을 신청하거나 개발 상담을 요청한 국내 사례도 없다. 다양한 기생충을 구제하는 데 쓰는 구충제 성분인 이버멕틴은 1970년대에 머크사와 일본 기타사토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구충제 이버멕틴은 이, 옴, 강변 실명증, 분선충증, 림프 사상충증 및 기타 기생충 질병을 치료할 수 있으며, 최근 시험관 실험을 통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뎅기열, 독감, 지카바이러스 등 다수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 데일리는 지난 4일 호주 모니쉬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가 발표한 실험결과를 인용해 '이버멕틴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이내에 죽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버멕틴에 노출되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물질이 소멸됐고, 한 번 투여된 용량에도 24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체(RNA)가 상당 부분 줄었다.

다만 왜그스태프 박사는 "이 결과는 세포 배양 실험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버멕틴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안전한 약물로 여겨지지만 어느 정도 용량을 투여해야 코로나19 감염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우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 이버멕틴이 어떤 과정으로 코로나바이러스를 약하게 했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KPI뉴스 / 김지원 기자 k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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